자몽이는 올해 4살이 된 우리집 막냇동생이다.

2021년 애견매장에서 자몽이를 처음 봤다. 당시 갓 전역한 나는 좁은 케이지 안에 있는 자몽이가 마치 군대에 갇혀 지낸 내 모습과 겹쳐 보여 집으로 데려왔다.

자몽이와 집에 들어가자 부모님은 화들짝 놀라셨다. 전역한 아들이 강아지와 함께 돌아와서다.

부모님은 "니가 괜찮으면 우린 상관 없어"라며 환영해 주셨고 그때부터 우리는 가족이 됐다.

자몽이로 인해 우리집은 화목해졌다. 우리집은 식사할 때 말 한마디 오가지 않을 정도로 무뚝뚝한 가정이었다.

나의 안 좋은 습관도 고쳤다. 나는 유년기 때부터 소위 말해 운둔형 왕따로 집 밖에 나가질 않았다. 남들은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놀았겠지만 나는 항상 집에 가서 컴퓨터만 주구장창했다.

자몽이 덕분에 집 밖에 나가는 빈도가 잦아졌다. 산책을 하고, 용품을 사고, 이제는 여느 20대처럼 친구들도 만난다.

자몽이는 나에게 많은 힘이 돼 준다. 슬퍼할 때는 곁에 있어 주고, 기쁠 때는 함께 기뻐한다.

강아지 수명은 인간보다 매우 짧다고 한다. 언젠가는 자몽이와 이별할 시간도 올 것이다. 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자몽이와 함께하는 동안 많은 노력을 하겠다는 결심을 오늘도 해 본다.

김현수(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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