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며 의료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13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보호자가 환자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며 의료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13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보호자가 환자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인천시가 인하대병원에 공중보건의(공보의) 4명을 투입해 13일 본격 진료에 들어갔지만 의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인원 대비 투입된 공보의 인원이 소수인 데다, 이 인원마저도 즉시 현장에 투입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보의는 병역 의무를 대신해 3년 동안 농어촌 포함 보건의료 취약지구에서 공중보건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다. 현재 인천에는 공보의 81명이 있으며 이 중 강화군에서 2명, 옹진군에서 2명이 차출돼 총 4명이 인하대병원에 배치됐다.

그러나 인하대병원 전공의 158명 중 근무지 이탈자가 8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보의 4명으로는 공백을 메우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또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바로 군에 입대한 ‘일반의’라는 점에서 당장 인력이 필요한 중증·응급의료에는 투입이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인천시의사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공보의 투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전공의들이 맡은 업무가 있는데, 공보의들이 며칠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투입 가능한 게 아닐 뿐더러 손발을 맞추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투입됐다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인원은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여 주기식 대책보다 협의를 진행해 대책을 내놓고 현 상황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공보의 차출로 의료 취약지역 의료 공백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의료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보건의료 취약지구 강화와 옹진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들이 차출됐기 때문이다.

인천의료계 관계자도 "공보의 투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공보의가 차출된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다음 주 공보의 200명 추가 배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인천 의료 취약지역 의료 공백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인천지역 공보의 추가 배치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보의를 추가 배치하려면 복지부에서 지자체에 지침을 내려야 하며, 지침에 따라 인천시와 강화·옹진군이 협의를 진행해 공보의 배치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

시 관계자는 "강화와 옹진도 의료인력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공보의 추가 배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는 현재 복지부에 군의관 협조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은혜 기자 ye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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