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국 인하대학교 교수
백승국 인하대학교 교수

봄을 맞이하는 3월은 싱그러운 신입생들을 면담하는 시간으로 대학 캠퍼스가 분주하다. 

대학의 낭만보다는 진로 선택에 관한 고민과 질문으로 면담을 채운다. 부전공, 교양과목, 동아리 활동, 인턴, 취업 등 학교생활과 진로에 관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공감의 시간을 갖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선택 장애로 자신감을 상실하는 학생들이 매년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수강한 24학번 학생들은 자신감 결핍과 선택의 두려움에 고통받는다.

선택 장애에 노출된 학생들은 중요한 갈림길에서 결정을 미루고, 실패의 두려움으로 다른 사람의 선택에 의존하는 경향을 띤다. 학교생활과 진로 탐색 사이에서 갈팡질팡 고민만 하고 주관적 판단을 유보하거나 타인의 의견과 선택에 동조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사실 선택 장애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판단과 결정을 즉각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분류되고, 부정적인 첫인상을 각인시킨다.

더 심각한 상황은 선택 장애에 노출된 학생들이 인턴이나 직장생활에서 자신감과 신뢰심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선택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3가지 습관을 다음과 같이 훈련하라고 제안해 본다.

첫째, 직관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다.

음식, 패션, 음악, 색깔, 취미, 스포츠, 헤어스타일 등 선호도에 관한 질문은 주저하지 말고 직관적으로 대답하고 선택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대답을 남에게 미루고 주저하는 순간 주체성이 부족한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취급당한다. 

갈팡질팡하는 순간 자신의 자존감과 신뢰심은 추락하고 "나는 몰라", "고민해 볼게"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 주저하는 말을 반복하는 순간 나약하고 줏대 없는 캐릭터로 각인된다.

이러한 부정적 인상을 떨쳐 내려면 잠시 멈추고, 자신의 직관적 사고력에 귀를 기울이고, 주저하는 언어를 사용하지 말고, 즉각적으로 응대해야 한다.

둘째, 15분 명상을 수행하면서 인지적 사고를 실천하는 것이다.

직업, 결혼, 투자, 주택 등의 무거운 선택은 맥락적 상황을 심사숙고하는 인지적 사고가 필요하다.

인지적 사고는 맥락적 상황을 비교 분석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도출하는 생각의 도구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상을 실천하고, 타인의 조언을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15분 명상과 조언을 기록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결정하기 어려운 순간에 15분 명상으로 정신과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명상의 조건은 자신이 내리는 선택이 친구와 가족들의 좋은 반응을 유도하는 좋은 선택이란 믿음과 자신감이다. 

명상 후에는 친구와 가족의 조언을 모아 둔 조언 목록을 빈 노트에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도출하는 습관이다. 나쁜 선택의 두려움을 제거하고 좋은 선택의 가능성과 확률을 높이는 생각의 도구다.

셋째, 선택의 기준과 동기인 기대심리와 보상심리를 탐색하는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의 기대심리와 보상심리가 명확한 경우 후회하지 않는다. 

아마존 기업의 선호도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 교수 대니얼 커너먼은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선택의 기준은 기대심리와 보상심리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제품의 선택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순간 기대심리와 보상심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모든 문제가 선택의 문제고, 연속적 선택의 결과들로 만들어지는 것이 삶의 여정이다. 

모든 사람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선택의 평가는 결과로 인정받고, 선택의 결과를 회피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실제로 배우자, 직장, 전공, 투자 등의 선택을 잘못해 굴곡진 인생을 걷거나 좋은 선택으로 꽃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선택은 양날의 칼처럼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에 개입한다. 선택은 마치 아름다움과 추함의 이분법적 평가를 수행하는 미학과 같다.

분명한 점은 느낌과 감각에 의존하는 직관적 사고와 맥락적 상황을 심사숙고하는 인지적 사고의 습관으로 합리적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선택 미학의 절대적 평가 기준과 동기가 기대와 보상심리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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