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14일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인천시청 앞에서 ‘진실·책임·생명·안전을 위한 전국시민행진 인천지역 기자회견’을 한 뒤 거리행진을 한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14일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인천시청 앞에서 ‘진실·책임·생명·안전을 위한 전국시민행진 인천지역 기자회견’을 한 뒤 거리행진을 한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이 14일 인천시청 앞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실과 책임을 물으며 인천시민들 앞에 섰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인천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희생자 가족과 인천여성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여 10년이 지나도록 밝히지 못한 진실과 책임지지 않는 국가를 향한 원망을 쏟아냈다.

전태호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장은 "인천은 세월호가 출발한 장소이자 당시 희생된 42명의 일반인과 잠수사 2명을 기리는 추모관이 자리한 의미 깊은 장소"라며 "오늘 행진이 인천시민들에게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의식을 환기시키는 뜻깊은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국시민행진단 대표이자 단원고 2학년 5반 고(故) 이창현 학생의 어머니 최순화 씨는 담담한 어조로 발언을 이어 갔다.

그는 "안개가 자욱했던 2014년 4월 15일 밤 인천에서 세월호도 다른 선박들처럼 출항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원망 섞인 질문과 왜 출항을 강행했고 순항 중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으며 해경이 승객 구조에 적극 나서지 않은 까닭을 10년 동안 계속 물었고, 앞으로도 할 예정이다"라며 "어린이·청소년들의 꿈이 짓밟히지 않고 안전한 삶을 목표로 행진을 계속하겠으며,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다는 작은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보경 인천여성회장은 "참사 뒤 책임 회피와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국가는 되풀이되는 참사에 무책임을 넘어 폭력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나, 총선에 영향을 준다며 4월 방송 예정이던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 방영을 무산시킨 정부는 세월호참사 뒤 변하지 않은 국가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이들은 모든 재난과 참사에서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되도록 연대를 약속했고,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추모관을 거쳐 부평역까지 4.16㎞씩 행진을 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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