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은 설탕을 만드는 주재료로 인천 내항에서 벌크화물의 형태로 연간 100만t가량이 수입된다.
원당의 주요 수입처는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제당회사로 생산 공장과 가까워 물류 운영에 가장 효율적으로 인천 내항을 이용해 원재료를 수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같은 그룹사인 북항 A사가 내항에서 취급하던 원당 물량 중 B제당이 수입하는 물량 약 50만t을 북항으로 이전을 추진해 내항과 북항의 업계 간 마찰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항만업·단체는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물량 유치를 위한 덤핑, 제살깎기 경쟁이 다시 퍼질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인천 내항은 2018년 4월 이전까지는 10개의 부두운영사들이 경쟁 체제로 운영해 왔으나, 업체 간 제살깎기 경쟁으로 부두운영사들이 경영 위기를 겪게되자 정부가 나서 1개 회사로 통합, 2018년 4월 인천내항부두운영㈜(IPOC) 단일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이와 같이 내항 통합에 참여한 A사가 내항의 운영 안정화를 뒤로한 채, 그룹 내 물동량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북항 부두로 내항의 물량을 빼가는 영업 행태는 하역시장 요금체계의 혼란과 덤핑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경쟁은 하역사업자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운송사업자까지 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져 결국 화물운송업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욱이, 원당 물량 북항 이전은 내항의 심각한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며, 항운노조원과 관련 종사자에 대한 고용 불안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달 중 후임 IPOC사장으로 A사 출신이 내정자로 알려지면서 강력한 반발이 예견된다.
주민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기존 운송 거리보다 10배(약 11㎞) 이상 늘어나, 다수의 대형 덤프 트럭이 주거지역과 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지나칠 수밖에 없어, 교통체증과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A사는 "주주사들이 물량을 가져가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IPOC 관계자는 "부득이 이전한다면 인천 신항 개장 당시 내항 8부두, 남항부두 물량 이전으로 항운노조원을 전배시킨 사례가 있는 만큼 원당도 해당 물량을 바탕으로 내항 통합 당시 고용한 항운노조원도 같이 북항으로 고용 승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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