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동
이강동

어릴 적, 오랜 기간 어업활동을 했던 원로분들이 어개류들은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바닷물의 물참 시간 중 여섯물~열물 사이, 음력으로 15일~19일·30일~4일에 구름이 많고 흐린 날씨에 수산물 어획량이 많이 늘어난다는 만석동 원로분들의 경험담도 들었다.

이러한 경험담을 뒷받침해 주는 연구를 일본 학자들이 했다. 태양빛 반사율이 강한 흰색·회색·적색·황색 계통은 어개류들에게 공포감을 줘 모여들지 않고, 청색·녹색·자색·흑색처럼 어둡고 옅은 색의 음영한 곳으로 어개류들이 모이는 습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다. 수산물들을 잡는 어구와 용구에 응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인천시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어개류들이 서식하기 좋고 찾아드는 바닷속 환경을 조성한다는 발표는 수없이 많았다. 해당 조성사업이 제대로 진행됐다면 바닷속 환경은 정착됐어야 한다.

어개류 새끼들을 방류하는 사업도 수없이 했다. 방류한 수산자원들이 인천 바다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환경도 궁금한 상황이다. 어개류들이 가장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여기고 터를 잡고 그 주위를 유영하며 자라나는 습성에 맞는 바다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기간이 된 것이다. 싱싱하고 풍부한 각종 수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기를 기대한 지도 오래됐다. 

해삼·멍게·오징어·소라·고둥류들을 노점에서 판매할 정도로 인천 수산물이 풍부했던 시기가 있었다. 거리에서 아이들도 사 먹을 수 있었던 군것질 수산물이었다.

인천 토종 수산물 종류는 130여 종이 있었다. 낚시로도 쉽게 잡아 올릴 수 있었다. 해안가 가까이 갯벌에서도 흔하게 잡혔던 고둥(6종)·게(40종)·조개(5종)·낙지·소라·갯지렁이 등이 풍부했었다. 

경상도 지역 특산품인 과메기는 원래 청어로, 말려서 먹었다. 청어는 본명이 벽어다. 겨울철에 잡는 청어는 경돌 청어라 부른다. 인천 토종 수산물이었다. 연평도의 조기도 있다. 석수어라고도 부른다. 황해도와 연평도의 조기 성시는 봄철에 시작된다. 고서에서는 조기를 강어라고 했다. 소금에 절인 것을 좌반 조기, 절어서 말린 것은 굴비, 소금에 푹 절인 것은 조기젓이라 했다.

도미도 있다. 중국 고서 「이아」에서는 도미를 교역이라 했으며, 4월 8일에 먹는 풍습이 있다고 했다. 봄철 4월에 잡은 도미가 맛과 영양이 좋다고 했다. 인천 바다와 한강 하류 교차 지역에서 많이 잡았다는 위어도 있다. 백어·회란어라고도 부른다. 한강하류 행주 부근에서 잘 잡았다. 왕들이 즐겨 드셨다고 한다. 

인천 토종 수산물 준치도 있었다. ‘썩어도 준치다’ 할 정도로 맛있는 고급 생선이다. 뼈와 가시가 억세다. 민어도 있다. 연어·표어라고도 부른다. 소금에 염간해 말려서 먹으면 맛이 좋고 원기가 된다고 했다.

민어부레는 선인들이 녹여서 접착제로 사용한 중요한 물품이기도 했다. 민어는 덕적도와 강화도 지역이 명산지였다. 음력 6∼11월까지 민어를 잡았다. 덕적도 북리(쑥개)라는 지역에서도 잘 잡혔다고 한다. 민어는 달이 뜨는 시간이면 개구리 울음 소리 같은 소리를 내며 이동하는 특성이 있어 바닷속에 긴 대롱을 넣어 소리를 탐지해 잡았다고 한다.

인천 바다에는 감태 양식장도 있었다. 색택·풍미가 좋아 새우와 함께 중국으로 많이 수출하기도 했다. 오징어·새우·갈치(군대어)·뱀장어·우럭·복어·홍어·가자미·병어·밴뎅이·농어·꽃게 등 130여 종 수산물들을 대청·소청·영흥·덕적·영종·강화·작약·월미도 등 해역에서 많이 잡았던 인천 수산물이었다. 

인천 수산자원 번성과 수산업 재도약에 있어 일본 핵 오염수가 어떠한 영향과 변화를 줄지 염려되는 일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