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경기도 제공
사진 = 경기도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지하철 1∼8호선에 비접촉 결제(태그리스) 시스템을 내년 하반기 도입하기로 했지만, 앞서 경기도가 도내 광역버스에 구축한 태그리스와 호환이 안 돼 이용자 불편이 오히려 가중될까 우려된다.

경기도 광역버스와 서울지하철을 함께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 만큼 확대 도입 전 수도권 지자체 간 호환을 전제로 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경기도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위치정보 기술을 활용한 태그리스 시스템을 자체 개발 중으로, 내년 하반기 서울지하철 1∼8호선 도입이 목표다.

현재는 공사 직원 등 1만7천여 명이 기술 실증에 돌입했으며, 이후 수도권 대중교통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앞서 도가 도내 모든 광역버스에 도입한 태그리스와 호환되지 않는다.

도가 도입한 태그리스는 ‘이동의즐거움(옛 로카모빌리티)’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2022년 1월 도입했다.

두 시스템 간 호환이 불가능하기에 태그리스를 이용해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이용자들은 오히려 불편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예를 들어 경기도 광역버스를 태그리스로 이용했다면 이후 서울지하철 1∼8호선을 탑승할 때는 도 광역버스에서 이용했던 태그리스 시스템은 사용 불가능하다.

각각 대중교통을 탑승할 때 서로 다른 태그리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 경우 수도권 통합환승 할인제 혜택을 받지 못해 요금을 이중 지불해야 한다.

또는 현재 태그리스 이용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탑승하듯이 단말기에 직접 교통카드를 접촉해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장애인과 같은 대중교통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려는 태그리스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도입을 추진하는 시스템은 앞서 서울시가 우이신설선 등 도시철도 일부 구간에 도입한 모바일 티머니가 개발한 태그리스 시스템과도 호환이 불가능한 상태다.

양 지역을 오가는 이용자는 물론 서울지역을 오가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경기도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간 태그리스 호환과 관련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호환되려면 시스템 개편이 필요한데, 각 업체가 경쟁 구도에 놓였기에 각 지자체가 개입해 호환을 전제로 한 협의가 필수인 상태다.

도 관계자는 "수도권은 통합환승할인제가 보편화하면서 1인 1교통카드가 대다수인데, 태그리스가 호환되지 않으면 환승 할인 혜택을 못 받는 것과 같이 여러 불편이 따른다"며 "태그리스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려면 지자체 간 협의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웅 기자 wo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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