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지만 우려만큼의 공백은 보이지 않는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급병원 포함 전체 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7천 명 수준이며, 이 중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3천 명 내외로 평상시와 유사하다.

상급종합병원 입원과 수술 등 의료 이용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감소했지만 지난 4주간은 큰 변동 없이 유지 중이다. 입원 환자는 소폭 증가했다.

지난달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하면서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15일까지 전국에서 총 1천414건의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며, 이 중 수술 지연 신고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우려보다는 의료 공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전공의가 대다수인 3차 병원의 의료대란을 1·2차 병원이 잘 분담한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국내 의료기관은 중증질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3차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과 중증도가 낮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차 병원(종합병원),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원인 1차 병원으로 분류한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2차 병원을 찾는 문의도 늘었고 환자들도 늘었다"며 "기존 2차 병원에 환자 수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18일 기준 종합병원(2차 병원) 병상 가동률은 71.8%, 공공의료기관 병상 가동률은 62.2%로 상급종합병원(51.7%)보다 높았다.

전체 의료인력 중 전공의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의료인력 부족으로 병원 측에서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이에 따라 병상가동률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 방문을 자제해 가동률이 감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천시 남동구에 거주하는 A(55·여)씨는 "언론에서 계속 ‘진료가 어렵다, 미뤄진다’고 이야기하니 어지간해서는 대학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에는 잘 안 가려고 한다"며 "동네 2차 병원에 가도 치료가 다 가능하고, 환자도 적어 치료도 빨리 해 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현장에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2차 의료기관과 공공의료기관이 체계적으로 담당하는 중"이라며 "추가 상황이 발생할 시 대응 가능하도록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재난관리기금으로 공공의료기관 의료진 연장 진료와 주말·휴일 진료비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보건복지부가 지역 공공의료기관 당직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인천시 재난관리기금은 의료기관 인력 지원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윤은혜 기자 ye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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