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
김현대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

모두가 알고, 분명 존재하지만 없는 듯 보이는 원소가 있다. 냄새도, 맛도, 색도 없지만 원소기호도 1번이다. 모든 분들이 과학시간에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직접 보기는 어려운 원소 ‘수소’다. 수소는 실제 대기 중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려면 다른 원자와 결합한 상태라야 한다. 대표적으로 물, 수증기, 메탄 등이다.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에너지를 통해 분리해야만 한다.

최근 석유자원의 무분별한 소비가 낳은 지구온난화를 막고자 전 세계가 온실기체와 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중립’ 선언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이런 신재생에너지들은 친환경적이나 자연의존적이어서 기후 여건에 따라 일조량이 부족하거나 바람의 영향을 받고, 생산량이 많을 경우 저장의 문제점 등 일정한 공급이 어려운 간헐성으로 인한 단점이 있다. 이때 있지만 없는 듯 보이는 수소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수소는 전기와 대비해 보관과 장거리 운송에 상대적으로 유리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넘어설 수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물로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직접 에너지원인 동시에 생산된 에너지를 이용해 만들어 저장하고 이동해서 사용하는 미래 에너지원이다.

이런 수소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경기도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산과 평택에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 경기도형 수소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해 수소산업 핵심 거점화를 추진하고, 안산·남양주·평택·양주에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충전소를 활용해 수소차, 수소버스 등의 이동수단을 운영하는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또 도내 친환경 자족 소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미니 수소도시사업도 추진한다. 2023년 용인시 선정에 이어 이달 중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추가로 2개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곳에는 3년간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수소 생산·활용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계획을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고 노력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생산한 수소로 탄소중립 실현에 필수적인 에너지다. 이 같은 친환경 수소에너지 확충은 에너지 자립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을 준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총 공급량 대비 에너지 국내 생산 비중을 의미하는 에너지 자립도는 OECD 평균인 0.85보다 크게 낮은 0.18에 그쳤다. 이렇게 에너지 자립도가 낮으면 석유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거나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려도 마땅한 다른 방도가 없어 국가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소는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97%를 품은 바다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고갈에 대한 염려 없이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에 있어 핵심적인 에너지원이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0차 전력계획기본계획에 따르면 수소를 원료로 하는 전원별 발전량 비율을 2030년도에 2.1%, 2050년도에는 21.8%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하니 ‘있지만 없어 보이는’ 수소의 미래가 확실히 ‘보이는’ 날을 기대해 본다.

흔히 수소에너지가 미래라고 말한다. 이렇게 불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이유가 한 가지 있다. 요즘 연일 고물가로 인해 LPG, LNG, 석탄, 석유 등 각종 에너지들의 비용은 날로 높아만 간다. 이는 그동안 사용했던 기존 에너지원들은 모두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는 우주 물질의 75%를 차지하는 물질로 무한한 자원이다. 앞으로 가격이 올라가지 않고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에너지가 있다면 단연코 ‘수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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