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개막하고 두 경기를 치른 프로야구에서 타자 개인 성적 상위권을 점령한 선수가 있다.

경기 수가 적어서 큰 의미가 없다고는 하지만, 박성한(25·SSG 랜더스·사진)의 활약은 겨울 동안 야구를 기다렸던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박성한은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 2연전에서 4타수 3안타 5볼넷으로 놀라운 선구안과 타격감을 보여 줬다. 타율(0.750)과 출루율 (0.889) 모두 1위다.

쾌조의 출발을 한 박성한 덕분에 SSG는 안방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 2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기분 좋게 2024시즌을 열었다.

박성한은 지난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공격에서 팀에 연결을 잘 되게 만들어 만족한다.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나왔고, 안정적으로 처리한 듯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개막일인 23일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펄펄 날았던 그는 24일에는 2타수 1안타 3볼넷으로 활약을 이어 갔다.

SSG 주전 유격수인 박성한은 23일 5-3으로 앞선 9회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안타성 깊숙한 땅볼 타구를 잡아 점프하며 2루로 송구, 김성현과 더블 플레이를 합작해 수비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공수 양면에서 2연전 내내 활약한 박성한은 "오랜만에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해서 무척 긴장했다. 플레이를 하나씩 하다 보니까 조금씩 긴장도 풀렸다"고 했다.

박성한의 두 경기 활약이 더욱 고무적인 이유는 겨우내 준비했던 점이 힘을 발휘해서다.

박성한은 "연습한 대로 잘 됐다"며 "배트가 공과 만나는 면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다. 접촉면을 넓게 만들고자 했다. 지난해까지 살짝 다운스윙했다면 그걸 없애는 느낌으로 준비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계속 잘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은 박성한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하고 맞이하는 4번째 해다.

팀이 SK 와이번스에서 SSG로 간판을 바꾼 2021년 이후 그는 405경기에 출전,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주전 유격수로 한정하면 이 기간 10개 구단에서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가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경기에 매일 나가고는 싶다. 그렇지만 돌아보면 중간중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지난해 느꼈다"며 "유격수는 워낙 움직임도 많고 체력도 필요하다. (이숭용) 감독님도 체력을 조절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2021년 타율 0.302, 2022년 타율 0.298로 리그를 대표하는 공수 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던 그는 지난해 타율 0.266에 그쳤다. 물론 유격수로서 훌륭한 성적이지만, 박성한은 "스스로 기대치도 있고, 팀에서 바라는 기대치도 있을 텐데 거기에 못 미쳤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매 경기 자책하고 아쉬움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어려운 시즌을 보내는 와중에도 그는 야구대표팀에 뽑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서울 시리즈 평가전에도 출전했다.

박성한에게 서울 시리즈는 큰 경험이 됐다.

그는 "훌륭한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준비하는 과정부터 다르더라. 훈련하는 모습, 주자로 나갔을 때 움직임, 타석에 임하는 자세 등 태도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또 "타격에서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치는 걸 봤다. 많이 느꼈다. 수비도 포지션별로 다 봤는데, 어느 포지션이나 기본기가 잘 갖춰졌더라. 역시 메이저리그 수비는 기본기"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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