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북부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북부 분도 발언을 규탄했다. 왼쪽부터 안기영, 이형섭, 김성원, 전희경, 김용태 후보.
25일 경기북부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북부 분도 발언을 규탄했다. 왼쪽부터 안기영, 이형섭, 김성원, 전희경, 김용태 후보.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분도 발언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확산되면서 경기북부지역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경기북부 분도를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던 국민의힘이 이 대표 발언을 문제 삼아 일제히 맹공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민투표를 막은 게 현 정부라며 반격을 펼쳤다.

경기북부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들과 도의원들은 25일 도 북부청사와 경기도의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경기북부 주민들의 염원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김성원(동두천·양주·연천을), 김용태(포천·가평), 안기영(동두천·양주·연천갑), 이형섭(의정부을), 전희경(의정부갑)후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이 대표 발언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생각이 다르다며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발언은 앞서 이 대표가 23일 의정부에서 진행한 현장 기자회견에서 했던 내용이다. ‘경기북부에 출마한 후보들이 내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기도 인구가 1천400만 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언젠가 분도를 해야 한다"면서도 "분도가 된다고 중첩 규제가 해결되지 않고, 재정이나 경제 기반과 같은 대책 없이 분도를 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도 차원에서 추진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해 ‘신중론’을 제기한 셈인데,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망언’으로 규정하며 연일 비판을 퍼붓는 상황이다.

21대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법안을 발의했던 김성원 후보는 이 대표 발언에 빗대 "경기북부 주민은 각종 중첩 규제에 치이며 살라는 말이냐"며 "애매모호한 장기적이라는 말로 주민을 희망고문한다"고 지적했다.

전 후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돼야 행정과 재정 자율성을 확보하고, 규제를 풀고 재정 뒷받침을 받아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고 재정 자립을 높여 간다"며 "김동연 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적극 추진하자 이 대표가 정치셈법을 따져 김 지사를 견제하는 발언이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경기도의원들도 이 대표의 사과와 함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재정 지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 협조를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경기도당은 성명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무산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게 돌렸다.

민주당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필요한 법적 절차인 여론을 확인하고자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주민투표 시도를 무산시킨 건 윤석열 정권"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를 예 또는 아니오라는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경기북부 도민들의 의견을 받들고 지역 지리와 환경을 고려해 미래를 설계할 때 체계와 내실을 갖춰 접근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서울 메가시티 추진과 관련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했던 ‘목련 필 때 김포는 서울’이라고 했던 발언을 되짚으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주민투표는 윤석열 정권이 무산시켰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건·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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