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막말 논란은 선거 때마다 끊이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거대 여야, 심지어 소규모 군소정당을 막론하고 선거시즌만 되면 정치인의 막말이 신문 헤드라인에 걸린다.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노인이나 장애인, 여성 같은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말부터 지역을 깎아내리거나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을 흉보기도 한다.

막말 논란은 선거에 치명적이다. 막말은 크게는 전국 선거판에, 작게는 지역구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전국 선거판에 영향을 미친 막말과 지역구 선거에 영향을 미친 막말 사례가 모두 인천에 존재한다.

과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을 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크게 뒤흔들었다.

이 발언의 여파일까. 당시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이었다. 

인천시장 재선을 노리던 거물급 정치인 유정복 시장 역시 옹진군, 강화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패배했다.

이부망천 발언 취지가 유정복 시장을 두둔하고 당의 선거를 돕고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독한 아이러니다.

지역구 선거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인천 촌구석’ 논란이다.

한 미래통합당 후보는 "평소 존경하는 모 의원이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나마 이 발언은 본인을 낮추고 상대방을 띄우려는 과정에서 실수했다는 해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천시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분노할 만하다. 이 발언이 모든 패배의 원흉은 아니겠지만 결과는 역시 해당 발언을 한 후보의 패배였다.

이처럼 막말이 작든 크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자 여야에서는 막말을 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후보들의 입단속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모습도 일시적인 면피로 보인다.

정치인들의 막말을 잘 보면 사석에서나 술자리에서 할 법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평소 하던 생각들을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내뱉는다 봐도 무방하다.

결국 사석이든 공석이든 막말을 내뱉던 정치인들이 선거기간에도 막말을 하는 셈이다. 이 문제를 고치려면 정치인들의 기본 생각 틀 자체부터 바꿔야 한다. 

선거기간에만 국한해 입단속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정 계층이나 세대를,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은 어느 때라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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