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자동차는 일상적인 생활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국내의 경우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2천600만 대로, 국민 2인당 1대씩 자동차를 소유한 셈이다. 

워낙 자동차를 활용하는 시대가 되면서 관련 사고도 급증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운전 습관 자체가 3급 운전(급출발·급가속·급정지)이 몸에 배어 있어 사고도 많고 사망자 수도 많다. 예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만 명이 넘던 시기가 있었고, 약 10년 전 5천 명대로 줄다가 지속적인 노력 끝에 현재 2천800~2천900명 수준까지 낮췄다. 그러나 아직은 OECD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 

자동차와 함께하는 생활에서 소홀하게 다루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었다. 더욱이 고령자층이 급격히 증가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고령자 운전과 고령자 보행 사고가 증가 추세다. 자동차를 운용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이어지는 사각지대를 조심해야 한다. 

우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해 잘못 사용하는 경우다. 최근 제로백이 높은 전기차가 보급되면서 페달을 잘못 밟아 급가속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급증했다. 짧은 시간에 사고가 일어나는 만큼 급발진 사고로 언급하나 대부분은 운전자의 페달 오류다. 그 만큼 급하지 않게 침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시동 버튼과 오디오 조정 버튼의 오류다. 자동차 대부분은 두 버튼 사이가 생각 이상으로 가깝게 위치해 운전 중 깜박하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운행 도중 시동 버튼을 눌러 시동이 꺼지면 제동은 물론 핸들이 무겁게 변하면서 자동차 제어가 순간 어렵게 돼 충돌 등 각종 접촉사고로 이어진다. 자동차 제작사가 버튼 위치를 크게 벌리고, 필요하면 시동 버튼을 왼쪽에 배치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세 번째, 도어의 급한 사용이다. 시간이 없어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자동차에 탑승할 경우 도어를 열다가 다치는 경우가 생각 이상으로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급하게 차량에 탑승하고 운전하다 도어에 발이나 손이 낀 경우가 한두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손을 완전히 빼지 않은 상황에서 도어를 닫다가 손가락을 크게 다친 경우나 부러진 경우도 종종 있고, 도어를 열기 전 머리 등을 내밀다가 도어 모서리에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네 번째는 초보운전자가 실수하는 것으로, 기기 조작을 잘못하거나 아예 모르는 사례다. 국내 운전면허제도가 워낙 낙후되고 후진적이다 보니 초보운전자가 차량의 기기 조작은 물론 기능조차 모르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발생하는 사고다. 특히 최근 어두운 길거리에서 차량 전체를 소등하고 운전하는 차량, 즉 스텔스 차량으로 인한 공포를 경험하는 운전자가 종종 있는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초보운전자가 운전석 기능을 몰라서 전조등 스위치를 켜지 못하고 운전하는 사례라 하겠다. 

다섯 번째로 운전자가 급한 상황에서 자동변속기 레버를 D에다 놓고 정지 상태에서 그냥 내리다가 차량이 움직이면서 사망사고로 이어진 사례다. 아파트 단지에서 출근하던 남성이 쓰레기를 버리려고 급한 마음에 자동변속기 레버를 D에다 놓고 몸을 반쯤 내려 쓰레기를 버리다가 차량이 움직여 몸이 벽과 차량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주차장 비용을 내려고 차량을 정지시키고 계산을 하다가 차량이 움직이면서 역시 운전자가 차량과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운전자들이 깜빡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행위지만 가장 위험하다.

상기한 문제 말고도 운전자가 차량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심각하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항상 침착하게 한 템포 느리게 행동하는 여유가 필요하고, 급한 마음을 추스리는 준비가 중요하다. 더욱이 고령 운전자의 경우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아 사고가 커지는 경우도 많다.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지만 한순간 흉기로 바뀐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항상 여유를 갖고 침착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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