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올바른 태도를 알려줄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좋은 것은 주변과 나누라 하고, 다른 사람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며, 어려운 일을 겪는 친구가 있으면 도와주라 말한다. 이렇게 서두를 시작한 까닭은 오늘 소개하는 작품 ‘웡카’가 아동문학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아동문학계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로알드 달의 대표작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는 엉뚱한 상상력과 흥미로운 전개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영화 ‘웡카’는 그중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원작에 근거한 주인공 웡카의 과거사는 영화 속에서 완전히 새롭게 창작된 이야기다. 

우선 원작 속 윌리 웡카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 사장이다. 영화 ‘웡카’는 이 입지전적인 인물이 어떻게 디저트업계에 발을 디뎠는지 그 시작을 그린다. 7년이라는 오랜 항해 끝에 디저트의 성지인 ‘달콤 백화점’이 있는 도시에 도착한 웡카. 그의 수중엔 낡은 모자와 초콜릿 재료가 든 가방 그리고 동전 몇 개뿐이지만 자신만의 매장을 열겠다는 큰 포부로 가득 찼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악덕 여관집 사장에게 큰 빚을 진 웡카는 그럼에도 곧 크게 성공해 빚 청산을 할 거라 믿는다. 바로 세상에 선보이는 자신만의 초콜릿 맛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 특별한 마법 레시피로 만든 세계 최고의 맛에 사람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자신들의 사업이 흔들릴 것을 두려워한 초콜릿 카르텔의 훼방으로 웡카의 사업은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여관집 주인의 돈을 갚기 위해 노예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데, 외출은 금지되고 하루종일 세탁일에만 매달려야 했다. 

하지만 웡카는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자동 세탁기계를 만들어 대신 일을 시키고, 자신만의 초콜릿 맛을 알릴 계획을 세운다. 하나 이 일은 혼자 힘만으로는 어려웠다. 그래서 함께 세탁실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웡카의 꿈은 좌초되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신 잊을 수 없는 그 달콤한 맛. 그 맛의 진가를 알리고 싶어 시작된 그의 야심 찬 도전은 동료들의 응원으로 더욱 힘을 얻는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웡카’는 한 사람이 꿈을 이루는 여정을 달콤하고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 그린 뮤지컬 판타지 작품이다. 그리고 이 소중한 꿈은 혼자 힘이 아닌 엄마를 향한 사랑과 함께하는 동료애로 실현됐다. 원작자 로알드 달은 아동문학 속에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담아내기로도 유명한데, 이 영화도 거대 기업가인 초콜릿 카르텔과 악덕 여관 사장 같은 인물들이 어떻게 약자를 착취하고 괴롭히는지를 묘사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더 큰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사랑, 우정 그리고 공생이다. 아무리 소중한 꿈이 있고 좌절하지 않는 의지가 있더라도 그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이 없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기란 어렵지 않던가! 영화 ‘웡카’는 우리가 어린 시절 들어왔고, 어른이 돼 아이들에게 전해준 것처럼 사랑하고, 응원하고, 도우며 살라고 말한다. 동화 같은 교훈이지만 그것이 살아가는 데 있어 최고의 해답임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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