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교수,장숙진 박사

인하대학교는 최근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가 운영하는 해양동물학연구실 연구팀이 한국 바다거북의 유전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태평양의 바다거북 유전자 구성 지도를 새롭게 그렸다고 26일 알렸다.

현재 전 세계에는 모두 7종의 바다거북이 사는데, 대부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Red List)에 지정된 멸종위기종 또는 취약종이다. 이 중 우리나라 바다에는 5종의 바다거북이 서식한다고 알려졌으나 어느 곳에서 기원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바다거북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는 바다거북 보전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다.

김 교수 연구팀은 푸른바다거북은 상당수 일본 열도의 산란지에서 기원했다고 확인됐고, 붉은바다거북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추가로 분석한 위성추적자료에서도 제주도를 떠난 바다거북이 일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되지만, 제주도에서 위성으로 추적한 푸른바다거북의 60%는 그대로 서식지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장숙진 인하대 BK21 정밀의학·스마트공학 융합연구단 박사(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병엽 제주대 교수, 미국의 조지 발라즈(George Balazs)박사, 일본의 니시자와 히데아키 교수 등이 참여하는 국제 연구팀을 구성했다.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특별연구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2013~2022년 제주도에서 혼획·좌초된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바다거북, 장수바다거북 등 31마리로부터 유전자 샘플을 얻어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내 바다거북 상당수는 일본에서 기원했지만 제주 앞바다까지 먹이를 구하러 왔다가 해당 지역의 따뜻한 기후에 적응했다고 보여진다"며 "지구온난화 현상의 하나로 보이며, 앞으로 더 많은 바다거북의 북상이 예상되는 만큼 보전하기 위한 세계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양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프론티어즈 인 마린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 2024년 특별호에 게재됐다.

김주희 기자 juh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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