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길거리에 버려지는 개나 고양이가 급증해 이를 처리해야 하는 일선 지자체가 예산부족으로 처리비용도 지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옛부터 개는 집을 지키고 주인을 제일로 따르는 영물로 사랑받던 시대는 이제 서서히 사라지려는 징조가 아닐까하는 우려와 함께 급증하는 유기동물 처리 비용이 없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물론 현대인들이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속에 버려지는 동물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 남구의 경우는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은 개, 고양이 등 총 186마리였으나 올 들어 지난 7월 말 현재까지 발생한 유기동물이 개 319마리, 고양이 14마리 등 총 333마리로 지난해 1년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한다. 수치로 보아서는 하반기 발생 유기동물 수를 감안하면 올해 발생될 유기동물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측은 과장이 아닐성 싶다. 지자체별로는 연수구는 지난해 총 78마리였던 유기동물이 지난 7월말 현재 246마리가 발생, 지난해의 2배 수준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자치단체도 마찬가지여서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 모두 7월말 현재 이미 지난 한 해 발생한 유기동물의 수를 훨씬 넘어섰다고 하니 증가추세는 가히 기하급수적이라 하겠다.
 
그런데 유기동물 처리를 전담하고 있는 일선 지자체가 예산부족으로 처리비용조차 지급하지 못해 추가 예산확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어서 사회적 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구는 올해 지난해의 2배가 넘은 2천5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음에도 예상치 않게 급증한 유기동물로 상당액을 지급치 못했고 연수구는 1천900여만원을 책정했다가 지난 추경에 1천9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한다. 서구 역시 지난해 900만원이던 예산을 올해 3천600만원으로 대폭 증액했으나 예상보다 발생건수가 배로 늘어나 내년도 예산을 1천만원 가까이 증액 요청했다는 것이다. 유기동물이 증가한 데는 무엇보다 경제사정이라는 데 걱정이다. 따라서 최근 인천지역에서의 유기동물 급증은 결국 인천지역 경제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읽을 수 있는 단면이라 하겠다. 그리고 당국의 유기동물 처리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육자의 의식전환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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