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은 내 어깨에 달렸다'

올 시즌 프로야구 다승왕 배영수(23.삼성)와 특급 용병투수 마이크 피어리(36.현대)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향방을 가늠할 1차전 선발투수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 85년을 제외하고 출범 후 매년 벌어진 프로야구 21차례 한국시리즈 가운데 1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한 횟수는 모두 17차례나 된다.

따라서 '1차전 승리는 곧 챔피언 반지'라는 공식에 익숙한 양팀은 1차전에 에이스를 내세워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

이에 따라 팀의 명운을 건 1차전 선발로는 올 시즌 팀내 최다승을 거둬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부상한 배영수와 피어리가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선동열 삼성 수석코치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 배영수는 올 시즌 공동 다승왕(17승)과 함께 승률 1위(0.895)로 투수 2관왕의 기쁨을 누리며 토종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선수.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산발 6안타 1실점으로 막아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기록한 배영수는 17일 4차전에도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라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짓는 맹활약을 펼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현대를 상대로 4경기에 선발 등판, 2승1패에 방어율 4.50의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맞서는 피어리는 시즌 16승으로 배영수-개리 레스(두산)-다니엘 리오스(기아)에 이어 다승 4위에다가 후반기 맹활약으로 정민태, 김수경 등 두 토종 에이스의 부진을 훌륭히 메운 현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전반기에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던 피어리는 국내 타자들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바탕으로 구석구석을 찌르는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 위력적인 변화구를 내세워 후반기에서 펄펄 날아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정규리그 삼성전에 4경기 선발로 나와 1승2패에 방어율 5.19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데다 2패 모두 배영수와의 맞대결에서 패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또 우완인 피어리가 양준혁, 박한이 등 왼손 거포들이 즐비한 삼성 타선을 어떻게 요리하느냐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 때문에 현대 코칭스태프가 막판 피어리 대신 오재영 카드를 내세울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좌완 오재영은 정규리그 삼성전에서 2승1패, 방어율 3.57로 현대 마운드에서 삼성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신인이라 큰 무대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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