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는 과연 나올 수 있을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현대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김재박 현대 감독과 김응용 삼성 감독이 `재치꾼' 박종호(31.삼성)의 출전 여부를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번 타자 겸 주전 2루수인 박종호는 삼성이 올 시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제압케한 숨은 공신이라 그의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재치를 발휘해 수비방해 유도 등으로 고비마다 숨통을 틔웠던 박종호는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쳐 결국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박종호는 지난 18일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러닝 뿐 아니라 걷는데도 불편을 느끼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용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부상 중인 박종호는 이번 시리즈에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남은 경기에 잘해야 대타요원 정도로만 출전할 수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여러 차례 김응용 감독의 노림수에 당했던 김재박 감독은 냉담한 표정으로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나오지 않아야 믿을 수 있다"며 전력을 숨기려는 의도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 관계자는 "간단한 타격은 할 수 있지만 러닝하기 힘들 정도로 부상이 심하다. 박종호의 출전 여부는 경기마다 상태를 체크한 뒤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원정 1,2차전에서 연패할 경우 대구에서 열리는 3차전부터는 `박종호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응용 감독은 "7회 2-4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내기 번트에 성공하지 못해 아쉽다"며 1차전에서 박종호 대신에 김재걸을 투입했다가 쓰리번트 아웃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

또 박종호의 결장으로 2루수와 유격수 조동찬의 콤비플레이가 원활하지 않는데다 타순 또한 9번을 맡던 조동찬이 7번으로 옮기고 김재걸이 9번을 맡아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악바리로 유명한 박종호 또한 1차전에 앞서 수원구장에서 연습공을 때리며 "기회만 준다면 꼭 나가고 싶다"고 밝혀 한국시리즈가 4∼5차전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그라운드에 얼굴을 내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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