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이 지난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4주년을 맞아 동교동 사저를 방문해 축하인사를 전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단기적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가 좋은 만큼 그러한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한 데 문화, 관광 분야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조언과 칭찬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김 전 대통령과 청와대 사이는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요즘 민주당과 청와대 사이는 심상치 않다.

민주당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갖고 대선빚(43억여원) 변제를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12일 이에 대해 “석달이 지난 지금 당사자인 노 대통령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며 “대신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이 `대선빚 변제팀'인가 뭔가를 만들어서 돈을 갚을 것처럼 말들을 했다. 그러다가 당 재정책임자인 사무처장은 그 가능성을 부인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우리는 한마디로 농락 당한 느낌이다”며 대선빚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출신인 당의장을 비롯해 민주당과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사무처장, 기획위원장 등이 나서서 발언하고 있다”며 “우리의 상대는 당사자인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제 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당당한 태도”라고 했다.

민주당 사람들은 “요즘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이 문제”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대뜸 `이제 민주당 형편 좀 나아졌지?'이런 질문을 해 댄다”며 “열린우리당이 빚을 갚을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 결과”라고 하소연한다.

민주당은 “입으로 빚을 갚을 것처럼 말하고 실제로는 아무런 결과도 없는 그들의 이중플레이로 인해 민주당의 자존심은 또 한번 여지없이 짓밟히고 말았다”며 “이는 민주당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결론적으로 말해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빚은 당사자이자 수혜자인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당장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개 질의를 통해 “대통령 만들어준 당을 두쪽내서 권력과 대선자금은 통째로 싸가고 빚만 뒤집어씌운 경우가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 있었던 비인륜적 행태인갚를 따졌다.

민주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빚 43억여원을 갚을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한다. 지난 9월 1차 시위에 이어 2차 시위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시위에는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원이 앞장설 것이라며 이번 2차 시위는 1차 때보다 규모와 강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인 것을 밝혔다. 민주당과 청와대간의 해묵은 감정은 좀처럼 풀어지질 않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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