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인천·경기지역 유일한 지상파 방송국 전파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방송위원회는 엊그제 전체회의를 열어 iTV 경인방송에 대해 재허가 추천을 거부한 것이다. 인천·경기지역에 하나뿐인 지상파 방송국이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경인방송이 출범 7년만에 어쩌다 이런 비극을 맞게 됐는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방송위는 iTV에 대해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재허가 추천 거부 결정을 내리기 전 그동안 iTV에 대해 자칫 문 닫는 사태가 온다며 획기적인 경영개선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재허가 추천을 해주기 어렵다고 밝혀온 게 현실화 됐다.

1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은 노조 파업이 한달을 넘기고 재허가 추천이 거부될 지 모른다는 판단에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2대주주인 대한제당측에 증자를 요청하는 등 막바지까지 경영개선책 마련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러나 여의치 못한 모양이다. 사실 동양제철화학측은 노조가 `공익적 민영방송' 등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해 전방위 주문을 잇따라 내놓고 일부 정치권과 언론단체, 시민단체에서도 노조측에 동조하면서 사측 원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 비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악덕주주로 거론되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은 불보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과연 노사나 방송위 등 당국에서 이번 파국을 막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iTV는 다른 지역 민방과 달리 SBS와 권역이 겹쳐 100% 자체 편성해야하는 등 방송여건이 매우 불리하게 7년여를 버텨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그동안 자생력을 갖추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방송권역을 확대하고 라디오방송을 시작하는 등 임직원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온 것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현재 방송위의 결정대로라면 iTV는 1월1일부터 TV방송을 못하게 된다. 어떤 돌파구가 있는지 답답하다. 회사측은 이사회를 열어 청산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고 노조측은 제2의 창사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아무튼 인천·경기 시민들의 지적대로 방송은 경영자와 노조, 그 누구의 것도 아니라 시청자의 것이다. 결코 방송중단만은 막을 수 없는지 노사양측, 방송위 등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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