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시화지구 남쪽 간석지 1천720만평이 내년 말부터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생태.레저, 생태.문화, 도시.첨단, 관광.레저 등의 4가지 테마로 본격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건교부가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시화지구 개발방침을 최종 확정했다는 보도다. 시화호는 10년전인 1994년 물막이 공사로 만들어진 이후 20세기 환경재앙을 초래한 대표적 사례로 우리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의 진원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이 호수를 담수호로 만들어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나 호수가 된 지 2년도 못돼 수질이 심각할 정도로 오염되면서 급기야 3년만에 해수를 유통시켜 생태계를 되살린 호수가 바로 시화호다.
 

그런데 정부가 올 하반기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하반기 실시계획을 승인한 뒤 내년 말부터 개발에 들어갈 모양이다. 이번 건교부의 시화지구의 본격개발에는 긍정적 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혹여 생태 중심이라는 관광 레저의 미명아래 자연을 훼손하거나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지금의 해수유통에 따른 생태계 보존만 못하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협의회가 시화지구 개발의 전제조건으로 실천가능한 수질.대기질 개선책 마련, 자연매립선 및 생태축 유지, 철저한 친환경개발 수립 및 개발과정에 시민환경단체의 모니터링 보장 등을 제시한 것은 일정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수순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번 사업규모는 시화지구 총 3천254만평 중 남측 간석지 1천720만평을 4개 테마로 특성화해 개발키로 하고 이달중 전문가기관에 개발계획수립 용역을 의뢰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 면적은 시화호 내부공간 4천600만평의 3분의1이 넘는 면적이다. 여기에 호수면적 1천500만평을 빼면 간석지부분만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이 개발될 것으로 보여 그 규모가 최대라는 점에서 친환경적 개발이 지켜질지 우려되는 바 없지 않다. 지금 시화호는 해수가 순환되면서 독특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조개와 갯지렁이, 물고기와 새들이 늘어나고 간석지에 형성된 수풀에는 노루, 토끼, 멧돼지, 너구리 등의 큰 짐승과 물떼새, 도요새까지 서식하고 있다. 엄청난 개발로 이들의 보금자리가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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