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잘못했으면 영원히 땅속에 묻힐 뻔 했던 조선시대 `회곽묘(灰槨墓)'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인천시 서구 도로개설 공사 도중 발견된 `회곽묘'는 조선시대의 생활사 및 장제를 연구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공사 관계자는 물론 해당청의 `안일'한 행정처리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발견당시 수백년 전의 `묘'로 추정된 회곽묘를 암반으로 오인해 상부 일부를 결손시킨 채 방치하고, 이를 단순 `무연고 묘'로 결정해 개장절차까지 밟으려 했다. 또 행정관청은 현장 조사후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 허가를 받기까지 50여일 동안 형식적인 보존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발굴당시 `묘'내에는 물이 가득차 문화재 관계자들이 안타까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문화재 관계자들은 이중으로 조성된 관을 분리시킨 뒤,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생활사를 엿 볼 수 있는 중요 유물들이 나오자 상부 결손이 되지 않았거나, 사후 보존 조치를 제대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이다.

그나마 일부 유물들에 대한 복원 작업으로 조선시대 중기 여성의 의복을 컬러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이번에 발굴한 회곽묘는 수백년전 당시 생활사는 물론 장묘법과 염습 풍습 및 복식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립박물관은 밝히고 있다.

비록 하찮게 보이는 유물이더라도 우리들에게 주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정신적·문화적 자산이다. 이번 회곽묘 발굴 계기를 통해 적어도 공직자 만이라도 이 같은 귀중한 자산에 대한 인식과 사고를 되새겨 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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