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실업계 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따라서 진학률도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고 한다. 매년 실업계 고교진학률 감소로 교육당국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어려움이 따랐으나 올해는 대부분의 시도가 정원을 넘어서는 등 실업계고 지원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산업발달과 함께 발전해 온 실업계고는 학력 인플레 현상과 직업교육의 중심축이 전문대로 이동함에 따라 졸업생들이 취업보다 진학을 선호하게 됐으며, 그 결과 일선 산업체의 기능인력 부족현상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청년실업이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대학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실업계고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기에 발맞춰 인천시교육청이 올해 50여억원을 투입, 실업교육 내실화와 다양화를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교육청 발표로는 14개 학교 33개 학과를 첨단학과로 개편하며, 일부 학교를 특성화고교로 전환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고 또 창업교육 시범학교를 운영, 학교기업을 설립토록 해 학생들의 산업현장 감각을 길러줄 방침이라고 한다. 아울러 실업교육 운영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실업교육 연구시범학교를 지정하고, 우수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실업고 교사에게 산업체 현장경험을 주기 위한 직무연수도 실시하는 등 실업계고 활성화방안을 마련,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고교 학생수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온 데다 실업 교육을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쉽지 않았던 터에 이번 시교육청의 조치는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점은 이러한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후속지원책 마련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업계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와 능력중심사회의 구현을 위한 교육외적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산업체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균형잡힌 인력양성체제와 개인의 만족도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며 실업계고 학생에 대한 장학금지원확대 등 행·재정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실업고 교육이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아울러 다양한 수요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정책이 제대로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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