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엄마, 아빠와 사는 것보다는 행복한 한부모 밑에서 자라는 게 아이들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부모나 결손가정이라는 말대신 `하나로서 온전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한부모 자조모임 오름'은 남편과의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아이를 키우며 홀로 가정을 꾸리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여성민우회에서 한부모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프로그램이 끝난 후 지난해 9월 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모임에 참가하는 회원은 10명 내외로 한달에 한번의 모임을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는 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최인옥(48)회장은 “아직은 인원이 많지 않아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보다는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제 막 이혼을 한 사람들이 먼저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고 있어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이제는 이혼했다는 것을 감추거나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엄마가 이혼을 부끄러워하면 아이도 똑같이 부끄러워하게 돼 여성 스스로가 당당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원인 신미경(37)씨는 “이혼을 하고 나서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이혼했다는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은 고민이 들었다”며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까봐 이혼한 것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모임을 통해 아이에게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씨는 “숨기는 것보다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이해가 가도록 설명하는 게 아이를 위해 더 나은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아이에게 이혼을 이해시키는 것도 어렵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이혼 여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며 일하느라 어린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거나 일자리가 없어 생활이 막막했던 일, 양육비 등으로 인한 전 남편과 경제적인 다툼 등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얼마전 회원으로 가입한 안난영(37)씨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 서로 의지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이 모임을 통해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마음에 기지개를 켜 당당하게 나를 세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아이의 육아는 이제 단순히 부모들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여성 가장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등 사회차원에서 제도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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