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은 생존과 번영과 열락을 누리기 위한  인간문화 활동의 표현물로 종합 예술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미학의 범주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영국 풍경식 정원이 등장하면서다.
   

미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는 명제를 창출한  영국  풍경식 정원의 탄생은 수천 년 동안 정형식 정원 일변도로 일관해온 서양 조경 문화사에  '대사건'이었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의 안자이 신이치 종합과학부 교수의 '신의 정원, 에덴의 정치학'(김용기ㆍ최종희 옮김. 성균관대출판부)은 영국 풍경식 정원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당시의 사상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을 배경으로 풀어쓴 미학 이론서다.
   

저자가 도쿄대학 미학ㆍ예술학 전공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내용을  토대로 쓴 것이다.
   

흔히 기존의 정형식 정원에 식상한 나머지, 전원 풍경을 동경해 영국 풍경식 정원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실제로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상류층 엘리트  지주들이 전통 농촌의 파괴와 노동 착취를 통해 전국토의 낙원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성한 또 다른 인공 정원일 뿐이라고 말한다.
    33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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