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고민 확실히 대변"

 

여성 공무원 '채용목표제'준수 강력 요구

저출산 문제는 '여성만의 일' 시각이 문제

맘 놓고 아이 맡길수 있는 보육정책 수립

아동 연령별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 노력

 

“우리 동네 엄마들의 생활이 더 나아지기를 바랬기 때문이었지요. 가난한 동네에서는 공중전화 하나도 쉽게 놓지 못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행정과 정치는 철저하게 가난한 이웃들을 소외시켰습니다.”
 

열린우리당 인천출신 홍미영 의원은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동네 구의원 선거가 벌어졌는데, 이웃들은 제게 구의원에 나가서 억울하게 살아온 자기네들을 대변하고 주민들의 진정한 마음을 반영해 달라고 해 그런 바람에 결국은 구의원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어 시의원을 거치게 됐고, 그렇게 시작한 정치생활은 지금 여기 국회의원에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91~95년 인천시 부평구의회 초대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느 분야에 가장 관심을 뒀습니까.
 

▶무엇보다 지역행정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역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사업들이 정책으로 수립되고 적지 않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여성들에게 마사지 비용을 지급하면서 많은 지역 여성들이 고민하는 취업과 육아문제에는 전혀 관심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또한 여성문제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전업주부들의 여가활동 및 행정의 각종 행사에 회원을 동원해주는 등 소위 관변 여성단체 사업에만 관심을 두고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기초의회 여성의원으로서 역할에 한계는 없었습니까.
 

▶의회의 다른 남성의원들이 풀뿌리 민주주의 입장에서 아무리 지역주민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해도 지역 여성들의 현실과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안을 제대로 정확하게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여성의 시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올바른 여성정책 수립의 필요성 아래 대책을 제안하는 것은 여성의원의 몫일 수밖에 없었으나 그런데 의회에 여성의원은 단 1%도 되지 않았고 지금도 5%를 채 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17대 국회에 진출한 여성 의원은 현재 모두 40명입니다. 이 정도 수치에 만족을 하시는지, 그리고 만족하지 않으신다면 어느 정도까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요.
 

▶물론 만족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국회의원이 299명이니 적어도 100명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여성의 정치적 진출이 아주 낙후된 우리 현실에서 그나마 40명은 체면을 차리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여성계에서도 고무적인 일로 향후 여성정책 발전과 지위향상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40명의 여성의원이라고 해도 이제 겨우 국회 19개 상임위원회에 여성들이 1~2명씩 들어갈 수 있는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가 소속된 행정자치위원회에는 저,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그리고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 이렇게 셋입니다. 행자위에서도 인권유린적 성매매를 엄중 단속하도록 하고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를 준수하도록 하는 등 여성의 목소리로 요구할 것은 철저히 하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여성이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중요 직책을 많이 맡을수록, 여성이 살기 좋은 나라, 평등한 사회가 된다는 믿음이 있기에, 여성할당제 30%는 기본적 요구이고, 그 이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홍 의원은 열린우리당 보육특별위원장을 역임했고, 보육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요.
 

▶지난 3월31일 저는 열린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저출산 제고 및 보육간담회'를 주최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사회 저출산 현상의 원인은 그 동안 육아문제를 여성 개인의 일로, 한 가정이 감당해야 할 일로만 여겼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 답변에 깊이 공감합니다.

참여정부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에 여성정책의 기조를 두고 있습니다. 즉, 나라에서 아이들 키우는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이제 보육시설을 늘리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보육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을 높이고, 보육시설의 형태를 다양하게 해서 영아·장애아·농어촌 아동 등 모두가 혜택을 받도록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육시설을 선택하기 편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동 연령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다양화해서 0세아를 위해서는 가정보육모 제도를 도입하고, 1~5세아를 위해서는 보육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책으로 4세까지는 소득수준별 차등지원, 만 5세아는 무상교육을 확대해 갈 것입니다. 앞으로는 시설별로 보육비 지원이 되던 것을 아동별 지원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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