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길병원을 운영중인 가천의대 측이 지난해 성남시의 대학병원설립유치공모에 신청서를 제출, 사업자로 선정된 뒤 6개월이 넘도록 협약서 체결을 미루면서 구시가지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추진중인 대학병원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가천의대 측이 협약서 체결을 미루는 이유가 성남시로부터 병원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기 위한 사전포석용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성남시의 대학병원건립 공모를 통해 사업자로 선정된 가천학원 측이 11월에 체결키로한 건립협약을 특별한 사유없이 미루자 성남시가 대학병원 건립협약 체결 촉구 공문서를 지난해 11월18일 첫 발송한 것을 비롯해 지난 14일까지 총 5회에 걸쳐 보냈다는 것.

이후 가천학원 측은 수회에 걸쳐 대학병원 건립협약 최종 촉구 공문끝에 지난 16일께 “설립부지에 매각가격이 불명확하다”며 “성남시가 내정한 가격을 알려달라”는 답신을 보내왔다.

이처럼 성남시와 가천학원 측이 공방을 계속하고 있는 문제의 병원부지는 시가 지난 2001년 3월 평당 185만 원을 주고 매입한 시유지로 현재 공시가격(㎡당 43만3천 원, 44만6천 원)은 사업자를 공모할 때 병원부지 매각금액을 감정가로 책정한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학원측의 감정가 및 땅값 상승 운운하며 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는 것은 크게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정·중원지역 주민들은 “경원대학교 재단인 가천학원 측이 종합병원 건립 공모에 게재된 토지가격의 공시지가 등을 사전에 알면서 공모에 응해 놓고 뒤늦게 땅값 운운하며 6개월째 협약을 미루고 있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가천학원측이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구시가지의 의료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학원 측은 “땅값이 너무 비싸다”며 “시가 공모를 통해 감정가로 매각하겠다는 것은 현실을 감안, 종합병원을 유치할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가천학원 측에 대해 최종 협약촉구 공문을 보냈는데 땅값이 비싸다는 회신이 왔을뿐 별 다른 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계약위반 또는 과실에 대한 법적책임도 강구하겠다”며 “대학병원 재유치 여부를 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남시는 지난해 10월 수정중원지역의 의료공백해소를 위해 대학병원 건립 사업자 공개모집 공모를 통해 경원대학교 재단인 가천학원측을 사업자로 선정,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 38의4, 38의13(2필지)의 일원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병원 예정부지의 매각 금액을 `감정가'로 책정함은 물론 토지가격도 10년 분할상환 등 적정한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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