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성 대결의 차원을 넘어서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의 삶과 가치관을 분별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남녀간의 성관계가 없어도 인공수정이나 실험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시대일 뿐만 아니라, 더구나 오늘날은 가부장제도가 무너지고 남성의 존재가치가 점점 외소해 지는 것도 시대적 흐름이다.

그나마 남성의 힘을 유지하려는 권위를 세워보려고 하나 사실은 그것도 여의치 않다. 남성의 역할이 남성의 호르몬 분비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남성들이 발기부전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일전에 `비아그라' 열풍으로 말미암아 우리 주변에는 약의 성분보다는 가짜이든 진품이든 `비아그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발기부전이란 의학적인 용어에 따르면 `만족할만한 성행위에 필요한 충분한 발기가 이뤄지지 않거나 유지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일종의 성기능 장애로 발기부전은 남성들에게만 해당되는 질환이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실시한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은 당뇨병과 심장질환, 고혈압, 생식계 질환 등을 가진 만성질환자는 정상인에 비해서 약 2~4배 가량 높게 나타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성관계 불만족을 호소하는 남성들 가운데 60%가 발기부전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발기부전이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나 노인층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증은 성인남성 가운데 약 5~10%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밝혀지고 있으나 이보다 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이다.

발기부전의 원인을 보면 심인성(정신적)과 기질성(신체적 혹은 병적)으로 구분한다. 심인성의 원인으로는 정신신경증(신경쇠약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인격장애), 스트레스, 열등감과 불안, 성생활의 미성숙, 공포와 분노, 종교와 윤리적 억제, 실직과 실연 등이다. 반면에 기질성 원인으로는 만성질환자의 2차적 증후군으로 나타나며 다양하다. 호르몬 분비의 결핍, 중추신경(척수손상, 다발성 신경증)질환, 말초신경(당뇨병과 골반수술)질환, 음경해면체신경의 유도장애, 동맥경화증, 고혈압과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내분비성(갑상선, 부신질환, 칼슘대사이상)질환, 약물부작용과 교통사고 후에 외상, 수술의 부작용 등이다. 이밖에도 신체적 조건으로는 복부비만, 알코올 중독과 흡연, 노인성 질환 등에서 나타난다. 그러므로 발기부전은 심리적으로 오는 것인지,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것인지를 잘 구분할 필요성이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검사방법으로는 임상적 소견과 이학적 검사, 호르몬 검사, 혈액학적 검사 등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심인성 경우에는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치료, 운동요법, 약물치료, 자가주사제요법, 수술요법(음경정맥투입, 음경동맥재건술, 음경보형물 삽입) 등이 있다. 특히 발기부전치료제(약물과 주사제)로 발기능력을 개선하거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으나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비아그라' 같은 약물남용은 신체적, 정신적 무력감과 얼굴부종, 오한, 알레르기 발진, 심장혈관계와 근골격계 이상,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약물과 자가 주사제는 정확한 용량을 복용하거나 투여해야 하고 전문의 처방에 의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인터넷 정보망이나 입소문으로 알려진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 등은 선별할 필요가 있으며 특정의 정력보강제로 사용되는 야생동물, 식물 등은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으나 과학적인 증거는 없기 때문에 과신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인삼(홍삼)을 비롯한 일부 약제는 성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기질적인 장애나 신체적인 장애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개선되거나 치료된다. 이 밖에 권장할 만한 요법으로는 운동요법이다. 2시간 이내의 등산과 보행, 수영,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등을 1주에 4일 이상을 규칙적으로 할 경우에는 발기부전 치료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운동은 복부비만에도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성기능도 개선할 수 있다. 식이요법으로는 고지방식보다 자연식품이 좋다. 특히 지나친 음주와 약물, 과도한 스트레스는 발기부전치료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더러 다른 만성질환이나 신경질환을 가중시킴으로 피해야 할 것이다.

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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