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륜차 문화는 있는가? 자동차와 더불어 사용되고 있는 이륜차.

이른바 `오토바이'는 우리 생활속 깊숙이 존재하면서도 마치 서자 취급을 받고 있다.

`폭주족', `퀵 서비스' 등 부정적인 용어로 대표되는 이륜차는 국내에 몇 대가 운행되는 지 통계조차 확인키 어렵고 설사 통계가 있더라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관련 법규의 정비도 언제 이루어졌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재산상의 가치로서의 역할은 엄두도 못내는 지경에 있다. 국내의 이륜차 문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바퀴가 네 개인 `자동차'는 최근 30년 동안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발전해 세계 6위의 생산 대국이 되면서 이제는 국가 경제의 기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자동차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각종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관련 법적 정비, 지원 등을 상대적으로 아끼지 않는 편이다.

왜 이륜차는 자동차 관리법상에 한 영역을 차지하는 자동차이고 일상생활 깊숙이 차지하면서도 목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였을까?

답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아끼지 못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강조하였고, 각종 매체 또한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만을 즐겨 다루었다. 우리 자신이 재산상의 가치를 부정했고 정부 또한 방관자로 머물러 있었다. 선진 외국은 레크리에이션의 대명사로서, 제2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수익모델로서 톡톡히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동호회도 활성화돼 있고 건전한 교통문화의 선두주자로서 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이륜차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일반 자동차 문화에 걸맞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폭주족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건전하게 유도하는 계기도 만들어야 하고 퀵 서비스족도 교통안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런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지만 5년, 10년 이상이 걸리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첫 걸음으로 몇 가지 바람직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얼마전 발족한 `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 국내 메이커 및 수입업체 대표가 모여 국내의 이륜차 산업과 문화를 바꾸고자 결성됐다.

건전하고 투명한 이륜차 산업의 기반이 되는 여러 활동을 기획하고 있고 선진 사례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많은 기대를 낳고 있다. 또 하나의 움직임, `한국이륜차문화포럼'이다. 국내 이륜차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산학이 모여 각종 캠페인 및 세미나 활동도 하고 문제가 있는 법규 및 규정에 대해 정부에 건의도 하고 선진국 사례를 참조로 해 한국적인 선진 이륜차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8일 코엑스에서 처음으로 `한국이륜차문화포럼'이 주관하는 이륜차만의 세미나를 가졌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이륜차 문화는 어떻고 문제점은 무엇이고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가 발표됐다.

또한 이륜차 법규도 살펴보고 선진국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륜차 인의 시선이 아닌 우리의 시선으로 보고 우리의 문제로 고민하는 자세야말로 선진 이륜차 문화의 첫 걸음이 됨을 의심치 않는다.

머지않아 스카프를 휘날리며, 자동차 전용도로를 질주하는 여성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모습을 꿈꾸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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