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가 대규모 위작 파문에 휩싸였다. 국내 미술계에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으로 여겨져 온 그림들이 무더기로 가짜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위작 논란에 휘말렸던 이중섭 화백 작품 39점과 박수근 화백 작품 19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전문기관 3곳에 각각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 가짜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안목 감정과 종이 제작연도 측정, 필적 감정 등으로 나눠 실시된 전문가 감정에서 안목 감정에서는 대학교수와 화랑대표 등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위원 16명 모두가 58점 전부를 위작 판정을 내렸다.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은 58점의 그림 가운데 3점을 표본으로 추출해 종이 제작연도를 측정한 결과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 사용된 종이가 작품에 적힌 연도보다 늦게 제작된 것으로 분석,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감정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서명 필적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판정이 가능한 56점 모두 서명을 진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검찰 발표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감정의 절차와 과정, 감정위원들의 명단 및 판단 근거를 공개하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고 있다. 결국 위작 논란은 항고로까지 이어지면서 법원의 판단에 넘겨지게 됐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 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진위 논란은 반드시 밝혀져야 겠지만 이번 논란이 자칫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화백의 명예가 실추되는 논쟁으로 비춰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명예 실추가 아니라 부활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본다.(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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