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누구'는 사양합니다. 온전히 제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대학 최고의 '거포' 강동진(22.한양대)이 대한항공의 고성능 '신형엔진'으로 발진한다.
   
강동진은 4일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2005~2006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에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됐다.
   
193㎝, 82㎏의 강동진은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 서브와 강타,  리시브  능력까지 갖춰 프로에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대형 왼쪽 공격수로 고교  때부터  '제2의 신진식' 혹은 '제2의 이경수'로 불리던 선수.
   
대한항공은 이날 아예 이름 석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가져와 지명이 끝난 뒤 강동진에게 즉석에서 입게 해 예사롭지 않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타 구단 관계자들은 이 광경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입맛만 다시는 모습.
   
이날 회색 바탕에 은색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강동진은 "대한항공이 지난 해 프로팀 가운데 최하위였기 때문에 오히려 매력이 있다"면서 "위에서 정상을 지키는 것보다 밑에서 치고 올라가는 느낌이 훨씬 좋다"고 패기  넘치는 소감을 밝혔다.
   
강동진은 "프로 무대와 팀 컬러에 빨리 적응해 대한항공이 전성기 때 인기를 되살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제2의 누구'로 불리기 보다는 온전히 내 이름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도 내비쳤다.
   
선배들 중에서는 리시브 능력이 탁월하고 게임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한 석진욱(삼성화재)을 가장 닮고 싶다는 그는 "부족한 리시브와 체력을 보완해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동진은 "비록 1순위로 지명 됐지만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 여럿이 지명을 못받았기 때문에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면서 "신생 팀이 창단됐으면 모두 함께 프로에서 뛸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속 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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