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AP.AFP=연합뉴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중도사퇴와 조기대선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 총파업이 20일째로 접어든 21일 석유부문 등 국가기간산업 마비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군부의 강제 진압 가능성 고조에 따른 유혈사태가 우려되면서 각국 외교공관은 자국민들에 대해 출국을 권고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해군의 유조선 강제 진입 작전에 직접 참여했다.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이 마라카이보 호에 정박중인 유조선 필린 레온 호에 대한 해군 강제 진입 작전에 참여했다면서 "차베스 대통령은 다른 석유 시설에서도 작업 재개를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국방부는 에너지 및 국가기간산업 부서들을 총괄 지휘하는 통합부서를 만들어 석유산업 재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석유산업 노동자 사업자 복귀를 명령한 대법원 결정을 강제 집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세 루이스 프리에토 국방장관은 사업장 복귀 명령에 불응하는 노동자는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파업 지도부 체포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총파업 지도자들은 이날 밤 경찰이 자신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도 카라카스내 한 호텔 주위에 배치됐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 호텔 뒷문을 통해 탈출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야권 대변인 윌리엄 다빌라가 전했다.

국방부의 파업사태 개입 강화 발표와 동시에 군 병력은 유조선 필린 레온 호에 세번째로 진입, 파업 승무원들을 강제 연행해 억류조치했다. 해군 병력은 승무원들이 파업중인 최소한 다른 2척의 유조선에도 강제 진입했으며, 상당수 파업 참여 승무원들이 군 당국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파업 지도부는 반정부 시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강경 입장을 유지하면서 차베스 정부가 필린 레온 호를 출항시키기 위해 쿠바인 승무원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 주재 쿠바 대사관측은 이를 부인했다.

계속되는 시위와 함께 석유산업 마비에 따른 석유공급 고갈이 가속화하는 등 위기가 가중되자 영국 당국이 이날 자국민들에게 베네수엘라를 떠나도록 요청한 데 이어 캐나다, 독일도 유사한 권고를 했다.

전날 미국 국무부도 베네수엘라 여행경고령을 내리면서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관의 비필수 요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지시했다. 국무부는 여행경고문에서 "계속되는 충돌로 앞서 이미 일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데다 앞으로도 폭력사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편 정부 대표단이 지난 20일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는 등 미주기구(OAS) 등의 중재노력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는 23일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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