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3명 정도는 지난 1년 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2002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72%만이 지난 1년동안 한 권 이상의 일반도서를 읽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11월 한달간 전국의 성인남녀 1천200명, 초·중·고교생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성인의 연간 독서비율은 1999년의 77.8%보다 낮다. 초·중·고교생의 한 학기 독서인구비율도 1996년 96.7%→1999년 93.9%→2002년 89.6%로 점차 감소해 사회 전반에서 `독서 이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0권으로 1999년 조사보다 0.7권 정도 늘었다.
 
국민 독서율은 감소했지만 연간 독서량이 늘어난 것은 독서층이 더 많은 책을 읽었기 때문. 책을 읽는 사람은 더 읽고, 전혀 읽지 않는 사람도 역시 더 늘어나는 `독서인구의 양극화' 현상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독서시간은 성인은 평일 31분, 주말 29분으로 1999년 조사했을 때보다 평균 5~6분 줄었다. 반면 학생들의 독서시간은 평일 48분, 주말 53분으로 3년전보다 약간 늘었다.
 
매체 접촉시간의 경우 성인은 평일 기준으로 인쇄매체 67분, 영상매체 125분을 접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영상매체의 접촉시간이 131분인데 비해 인터넷이나 게임 등 정보·오락매체 접촉시간이 165분에 이르렀다. 더구나 주말에는 정보.
 
오락매체 접촉시간이 인쇄매체 접촉시간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독서선호 분야는 성인들의 경우 문학도서가 4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실용·취미도서 18.8%, 교양도서 14.4% 순이었다. `지난 1년간 읽은 책 가운데 기억에 남는 도서'는 텔레비전 독서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연탄길', `괭이부리말 아이들', `봉순이 언니' 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작가 선호도는 성인들의 경우 이문열, 박완서, 이외수, 박경리, 최인호, 김진명, 공지영, 신경숙, 양귀자, 조정래 등 유명작가들에게 쏠렸다. 외국 작가는 시드니 셀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레프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등을 선호했다.
 
초등학생들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 K. 롤링, `어린 왕자'의 앙투안 드생텍쥐페리, `가시고기'의 조창인 등을 선호했다. 중학생은 조창인과 조앤 K. 롤링, 고교생은 김진명, 김하인, 박완서, 공지영 등을 좋아했다.
 
도서 구입비는 성인의 경우 월평균 1만1천원, 초·중·고교생의 경우 한학기 평균일반도서 1만5천원, 참고서 2만6천원이었다.
 
인터넷서점 이용인구는 성인의 경우 1999년 2.9%에서 올해 12%로 크게 증가했다.
 
학생들의 인터넷서점 이용률은 18.2%였다. 전국 단위로는 처음 실시한 전자책(e-book) 사이트 이용률의 경우 성인은 4.1%, 학생은 10.9%였다.
 
지난 1년간 공공도서관을 이용해본 성인은 응답자의 17.3%로 3년전 19.9%보다 감소했다. 초·중·고교생들의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평균 49.8%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MBC의 `느낌표', KBS의 `TV, 책을 말하다' 등 텔레비전의 독서관련 프로그램들이 독서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성인 82.7%, 초·중·고교생 84.6%가 텔레비전 독서프로그램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독서습관이 생겨 텔레비전에 소개된 책이외에 다른 책도 찾아 읽게 됐다는 응답도 성인 38.6%, 학생 49.5%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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