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함박눈이 펑펑내린 3일 오전 11시께 안산경찰서 형사계에는 30~40대로 보이는 50여명의 주부들로 북적거렸다.
 
새해 벽두에 몰려든 주부들은 속칭 `도리 짓고땡'이라는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로 평범한 주부들이었다.
 
경찰이 밝힌 주부 도박단 치고는 그 숫자가 많았고, 안산외에 인근 오산, 수원에서 까지 모여든 주부들이라는 점도 일반 도박사건과는 달라보였다.
 
이번 도박 사건은 `도리 짓고땡' 치고는 좀 상이한 점도 발견됐다.
 
기존과 다르게 미리 준비한 깔판(길이 15m에 화투 20매를 이용, 패를 돌리면 깔판 양쪽으로 20여명이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패에 기본으로 10만원씩을 걸었다는 점이다.
 
이들을 조사한 수사관들도 이 숫법은 종전의 `도리 짓고땡'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이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밥을 지어 팔아야 할 일반식당을 돈을 주고 빌린 뒤 하룻동안 계속적으로 도박을 한 것도 색다른 대목이다.
 
주범격인 추모(38·여)씨는 도박장 개설 장소로 인적이 드문 서해안 고속도로변의 도시외곽 지역의 한 식당으로 결정했다.
 
경찰의 단속에 대비, 4명의 건장한 청년을 고용한 뒤 골목골목을 철통같이 지키도록 완벽을 기했다는 점도 여느 도박사건과는 달랐다.
 
새해를 설계해야 할 시간에 이들 주부들이 집에도 가지 않고 새벽 3시까지 도박에 빠지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이 이번에 주부 도박단을 검거한 데는 도박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부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혹시 이들 도박단 때문에 가정파탄의 원인이 된 가정은 없는지도 걱정이 된다.
 
가정에 충실해야 할 주부들이 고개를 숙인채 경찰의 조사를 받는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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