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학입시에 실패한 학생들이 재수를 하기 위해 소위 ‘스파르타식 교육’을 하는 학원에 많이들 등록했다고 한다. 그간의 교육과정에 의한 대학입시 전형방법이 마지막으로 시행되는 해이기 때문에 새로운 전형방식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이전과 같은 시험의 마지막을 나름대로 애써 준비하는 모습이다. 우리에게 스파르타식 교육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떤 인격형성을 위한 교육인가?

사실 우리는 이런 학원에서 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도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아왔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으며,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이 그저 점수만 높이는 데만 목표를 두고 있는 듯하다.

                5%가 95%를 장악하는 스파르타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Polis)는 여러 형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를 크게 아테네형 폴리스와 스파르타형 폴리스로 구분해 이야기 한다. 아테네형은 민주제형으로, 스파르타형은 군국제형으로 구분해 그 성격을 규정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아테네형의 민주제형이라는 것도 지금과 같은 그런 민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스파르타는 전체 인구의 5%만이 자유민인 시민계급으로 나머지 95%는 반예속민과 예속민으로 구성돼있다. 5%가 95%를 장악해야 하는 스파르타만의 속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5%는 언제나 강인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고, 이는 성별의 구별도 없다. 그래서 스파르타 교육에 관한 것은 어느 것이나 ‘강병(强兵)’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국가 운영의 절대적인 목표는 다수의 피정복민을 통제할 수 있는 훌륭한 전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 스파르타식 교육이 우리에게 잘못 인식된 것은 아닐까? 그 역사적 연원이나 배경은 무시하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교육되어졌는가에 대한 이해도 없으면서 우리의 현재 모습에서 적절한 방식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넓고 좋은 책상과 안락한 의자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자리를 이탈하지 말고 앉아 있기를 원하는 것이 대부분의 부모들 모습인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자리를 비우면 ‘엉덩이가 가볍다’느니, ‘진득하지가 못하다’느니, ‘집중력이 없다’느니 하면서 그네들을 옭죄어 왔다.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스파르타의 시민은 최상류층으로 국정을 책임지는 계층이며, 개개인의 가정생활보다 폴리스의 집단생활을 중시한다. 다른 이들처럼 사치하거나 한가로운 시간도 많지 않다. 일 년 내내 추위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망토 한 장으로 지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강한 자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스파르타식 교육의 실상은 어떠한가? 스파르타 시민 모두가 같은 훈련을 받는다면 우리도 아이들만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킬 것이 아니라 학교나 가정의 구성원 모두가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기성세대는 스파르타식 교육에서 제외되니 아이들의 눈에 비친 모습은 당연히 부당하고 비정상적인 것일 게다. 이러한 모습이 비단 이런 교육의 현장에서만 나타나는 문제이겠는가?

            아이들의 평가를 귀담아 들어야

최근 연일보도가 되고 있는 ‘황제골프’니 ‘황제테니스’니 하는 용어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것이 분명 운동일진데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왜일까? 남이 하면 안되고, 나는 예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자리에서 아이들과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면 기성세대는 우울하다고 생각하는데 반해 아이들은 간단하게 ‘유치하다’고 말한다. 유치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네들도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간단명료한 아이들의 한 마디가 숨 막히게 한다.

예외를 두고 적용해온 스파르타식 교육이 현재와 같은 기성세대들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뒤돌아 보게 된다.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사회의 앞선 이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서 기성세대들의 모습이 더 이상은 유치하다는 말은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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