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우승을 향해 돌진했다.
 
최경주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 7천263야드)에서 계속된 PGA 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최경주는 이날 보기없이 이글 1개와 9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11언더파 62타를 쳐 중간합계 23언더파 196타로 선두 어니 엘스(남아공.194타)에 불과 2타 뒤진 2위로 따라 붙었다.
 
62타는 지난 99년 데이비드 듀발(미국)과 지난해 마이크 위어(캐나다)가 세운코스레코드 10언더파 63타를 1타 경신한 것.
 
또 최경주는 지난해 탬파베이클래식 1라운드에서 세웠던 투어 데뷔 이래 자신의 18홀 최저타 기록(63타)도 1타 줄였다.
 
이로써 최경주는 PGA 투어에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 투어 대회 챔피언 36명만 초청해 우승상금 100만달러를 놓고 겨루는 이 대회에서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최경주는 13일 오전 엘스와 챔피언조에서 개막전 우승을 놓고 대결한다.
 
PGA 투어에 발을 디딘 이후 최경주가 최종 라운드에서 엘스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랭킹 3위 엘스는 US오픈 2차례 우승에 이어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하는 등 메이저대회 3승을 비롯해 PGA 투어에서만 10승을 올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과 함께 남자프로골프 `빅3'로 꼽히는 슈퍼스타.
 
3라운드는 최경주와 엘스, 2명의 버디 잔치나 다름없었다.
 
엘스가 달아나면 최경주가 따라 붙고 최경주가 추격하면 엘스는 또 달아나는 양상.
 
엘스 바로 뒷조에서 경기를 치른 최경주는 그러나 장타력과 정확도에서 세계 최고라는 엘스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전날에 비해 다소 나빠졌으나 페어웨이를 벗어난 공도 대부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페어웨이 주변에 떨어져 그린 공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특히 이번 대회 들어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언샷 정확도는 한결 향상돼 매홀 버디 찬스를 맞았다.
 
3번(파4), 4번(파4), 5번홀(파5)에서 3개홀 줄버디를 엮어낸 최경주는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더니 9번(파5), 10번(파4), 11번홀(파3)에서 또다시 3개홀 연속 버디쇼를 펼쳤다.
 
4개홀 연속 버디 등으로 선두를 질주하던 엘스에 3타차로 따라 붙은 최경주는 그러나 12∼14번홀까지 3개홀에서는 버디 찬스를 아쉽게 무산시킨데다 엘스가 14번홀(파4) 두번째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이글을 뽑아내면서 6타차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최경주는 15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5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상승세에 불을 붙인 뒤 16번홀(파4)에서도 1.5m 버디 기회를 살려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잡아챘다.
 
18번홀(파5)에서 최경주는 세번째 샷을 핀 1m에 붙여 가볍게 1타를 줄이며 코스레코드를 수립했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의 사인 공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최경주는 “아이언샷이 마음먹은대로 떨어졌다”며 “내일도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엘스는 최경주의 거센 추격이 부담이 됐는지 17번홀(파4)에서 드라이브샷 실수가 나오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달아나는데 실패했다.
 
엘스는 행운의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뽑아내 3라운드에서만 8타를 줄여 중간합계 25언더파 194타로 사흘 내리 선두를 지켰지만 대회 첫 패권을 안으려면 최경주의 `황색돌풍'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최경주와 이날 짝을 이룬 엘스의 동갑나기 고향친구인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7타를 줄여 합계 18언더파 201타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6타로 분발했지만 중간합계 9언더파 210타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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