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전선은 이미 북상, 21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이번 장마는 7월중순 후반까지 계속 될 것 이라는 게 기상당국의 예보다. 강수량은 예년과 비슷하겠으며 이 기간 2~3개의 태풍도 내습할 것이라 한다. 물론 국지성 집중호우도 있을 것이다. 매년 정례적으로 찾아오는 장마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피해가 작지 않았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는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임기응변 책으로는 재해를 극복할 수 없음을 유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경기도는 올 여름 수해예방을 위해 도내 11개 재해위험지구를 중심으로 상시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또 호우가 예상될 경우 10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수해 발생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후 주택과 교량, 도로, 하천제방, 산사태 위험지역이 도내 곳곳에 산재, 효율적인 수해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재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부지방에 큰 비가 없었는데도 도내에서 장마로 인해 505동의 주택이 침수되고 16채가 부서지는 등 95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를 복구하는 데 쏟아부은 예산은 피해 규모의 2배가 넘는 226억 원이나 됐다. 이 같은 피해도 사전대비만 철저했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었던 것이어서 안타깝다. 상습침수 지역의 배수펌프 시설을 확장하고 절개지나 저지대 매립지에 대해서는 항구적인 정비사업이 요구되는데도 ‘설마’하는 안이한 생각과 자세로 방치했기에 이 같은 피해가 난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피해지역의 복구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채 위험지구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자체마다 예산부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엇보다 우선해 예산과 인원을 집중함이 분명한데도 예산타령만 늘어놓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해 한번 재난을 당한 지역은 해마다 피해가 되풀이 되고 있어 상습침수지역이나 붕괴·유실 위험지구에 대한 특별관리와 대책이 긴요하다.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데 방치해 재난을 당하는 원시적 행태가 올해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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