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국가의 미래이고, 청소년이 우리의 희망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인천시도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인 이들 청소년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청소년 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니 고대 로마의 풍자시인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이야기 한 것으로 알려진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제까지 우리가 이해해 왔던 이 문장은 사실 그의 풍자시 중에서 일부분만을 따온 것이며, 원래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고 한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사행적이고 폭력적인 스포츠가 행해졌고 로마 시민들은 열광했다. 풍자시인은 이런 로마를 지켜보다 못해 우회적인 비판한 것이다)라는 구절이 생각이 난다. 사실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아야하는 청소년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왜곡돼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고대 로마와 비교하면 육체보다 정신적인 측면에만 너무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지적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유베날리스의 풍자시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른 격언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당시는 지나치게 육체적인 것만을 중시했기 때문에 이를 풍자한 것이었다. 삶의 방식이 변한 지금 우리는 육체와 정신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신이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육체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어깨통증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의학적인 설명은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이 뭉쳤고 이것이 혈관을 압박하기 때문이란다. 이번 치료 중에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신체적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병원에서 본 대부분 청소년들의 몸 상태를 보면 겉보기에도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듯한 자세를 가진 청소년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물론 보통의 사람이 병원을 찾을 때 정상적인 경우에 찾는 법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눈을 돌려 길거리의 청소년을 보아도 병원에서 받은 느낌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의학적으로 이런 경우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척추가 휘게 되는 원인이야 여러 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현상적으로 우리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무거운 책가방,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불량한 자세 등으로 청소년의 허리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거기에다 청소년 사이에서의 유행은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밀착시키기보다 축 늘어뜨려 엉덩이까지 내려가게 한다. 무거운 짐을 지는 것도 모자라 어깨를 더욱 옥죄게 하는 방식인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의 8% 정도에서 허리가 5% 정도 이상 휜 척추측만증으로 나타났다. 그러니 심하게 휜 정도가 이렇다는 것이고, 몸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사실 청소년들은 각기의 가정에서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이러한 고통을 직·간접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어른들은 그러한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성향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느니, 산만하다느니라고만 판단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성향일 수도 있으나 한번쯤은 몸의 상태를 점검해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 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의 몸은 이상이 생기면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신호를 보내 알려준다고 한다. 다만 우리들이 그것을 잘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란다. 조선시대 어의(御醫)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의 한 가지가 임금의 변(糞)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언제나 이루어지는 배설이지만 이를 통해 건강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통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말못하는 육체적 고통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지만, 지금부터라도 청소년 문제는 정신적인 것만이 아닌 육체적인 것에도 상당부문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바른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그런 조건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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