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알면 돈이 보인다.’ 한때 유행하던 광고문안이다.

‘살림살이(경제) 나아지셨습니까?’ 요즘은 이랬다가는 매 맞기 알맞은 상황이다. 경제는 우리의 몸과 같다고 설명할 수 있다. 손가락이 곪았다고 할 때 적당한 치료를 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팔을 쓸 수가 없고 그 이후 앓아 눕게 된다.

그렇다면 경제는 무엇인가? 원래의 의미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로 경제학에서는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백성을 구한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과연 백성을 구하고 세상이 풍요로와지고 있는가? 과연 누가 백성을 위해 몸을 던지고 수해현장에서 미친듯이 열정을 던지고 있단 말이냐?

경제의 지표로 판단하는 간단한 판단기준 중 한두 가지를 소개한다면, 종합주가지수와 재래시장의 사람의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올라가고 상황판이 화살표와 빨간색이면 일단 경기가 상승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빨간색으로 상황판이 바뀌었는데도 서민들은 별로 반응이 하지 않았다. 왜? 주식하는 서민은 거의 없다는 사실. 주가조작이니 론스타의 물밑작업이니 하면서 언론에서 자주 소개했다. 그래도 서민들은 소주 한 잔 마시고 쓴웃음만 삼켰다.

다른 하나의 지표는 재래시장에 가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된다. 서로가 웃으면서 물건을 주고받는다면 경기는 살아있는 것이고, 오는 사람에게 어찌하던 판매하려고 기를 쓴다면 그것은 경기가 죽었거나 죽어간다는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느껴본 지 얼마나 되었는지? 지금 우리의 손이 곪아서 고름이 철철 흐르는데도 ‘내손이 아니니까’ 하고 모른 체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곧 팔을 못 쓰게 되는 데도 그냥 곪았으니 ‘고름만 짜내면 괜찮아, 예전에 나도 그랬어 괜찮아’, ‘밥 잘 먹으면 나아’ 하고 방관하는 것은 아닌지.

경제는 우리 몸과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화분의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이 우리의 몸이 건강한 것과 비교를 한다면, 꽃을 피우기 위해 우선 화분이 있어야 하고, 씨앗도 있어야하며, 물·공기·흙·영양분 등 여러 가지가 조화로울 때 예쁜 꽃이 피어날 수가 있다. 그런데 전부 화분이거나, 전부 공기이거나, 전부 물이 되겠다고 한다면 꽃은 피울 수가 없다.

우리 경제도 그런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산업구조가 변해가고 생활수준이 변해가는 데도, 그냥 예전 관행대로, 그냥 생각없이, 그냥 인기에 편승해 경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가? 관광이 돈 된다 하면 여기도 관광, 저기도 관광, BT·IT가 잘 된다하면 너도 나도 BT·IT, 그 다음에 무엇이 잘된다 하면 전부다 올인(all-in). 그래서 전부 거덜이 나던 아니면 서로 경쟁해 그곳에서 패배자가 될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희소성의 원칙이라는 것을 배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데,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재화는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희소(稀少)하고 희귀(稀貴)한 것을 갖고자 한다, 대충 이러한 것을 희소성의 원칙이라 한다.

우리가 전부 인기있는 것에 몰린다면 우리의 경제는 나아질 수 없다. 경제의 꽃을 피울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꽃을 피우는 경제를 하기 위해 각자의 역량에 맞는 일이나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것도 열심히.

말로는 서민생각, 선거철만 되면 중소기업 육성, 재래시장 활성화하면서 선거가 끝나면 재래시장에 나가보고, 중소기업에 가는 몇이나 있는지?

서민의 손이 곪았다. 치료해 주어야 한다. 제발 빨리, 더 놔두면 팔을 못 쓰고 전부 앓아눕는다.

 

필자 이명운 박사 프로필

▶경제학 박사
▶인하대학교 산업경제연구소 교수
▶인천 연수구 도시계획위원
▶대통령자문위원회(산업기술분과)
▶인천상공회의소 자문교수
▶인천시사편찬위원(산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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