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체험학습에 참가하랴, 아이들 숙제 대신 해주랴 괴롭습니다.”


경기도내 여름방학 개학이 1주일 정도 다가온 가운데 대부분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때아닌 곤욕을 치루고 있다.


이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시원한 바다와 산과 계곡 등에서 피서를 즐기며 신나는 방학을 보냈지만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산더미 같이 쌓인 방학숙제 때문.


이에 따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총동원, 여름방학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주부 박모(36·수원시 정자동)씨는 산더미 같이 쌓인 아이의 방학숙제로 며칠 전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기쓰기는 물론 가족독서신문 만들기, 현장체험학습 참가, 독후감 등 아이의 방학숙제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 자문을 구하는 등 쉴 틈이 없다.


박씨는 24일 “요즘 아이들의 방학숙제는 스스로 체험하며 창의력을 요구하는 과제 등이 대부분이어서 아이 숙제가 곧 부모 숙제”라며 “특히 가족독서신문 같은 경우 부모들이 감명깊게 읽은 책에 대해서도 부모가 직접 감상을 써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개학이 얼마남지 않은 요즘, 직장에 출근하랴, 아이 대신 숙제 해결하랴 괴로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생 아들 둘을 둔 경찰공무원 강모(38)씨는 아이들의 여름방학 숙제인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박물관 등을 찾아 아이들의 현장체험학습 과제를 해결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방학숙제 도우미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 아이의 방학숙제 해결에 나서는 등 인터넷을 통한 `숙제 대행'이 성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밀린 방학숙제를 위해 인터넷에 접속, `숙제 베끼기'를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기 때문.


현재 인터넷 상에는 아이들의 일기쓰기와 독후감, 체험학습보고서, 각종 만들기에 이르기까지 방학숙제를 도와주는 유·무료 방학숙제 도우미 사이트들이 수십여개에 달할 정도로 성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을 둔 주부 장모(35·수원시 영통동)씨는 “방학이라고 해도 학원 가느라 숙제할 시간도 부족하고 아들 혼자 하기엔 어려운 숙제가 많아 인터넷을 통해 방학숙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또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제시하는 방학숙제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학숙제를 내주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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