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한국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저성장 등의 문제를 해결해 2010년대에는 선진국에 진입하고 2020년대에는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한다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군입대·취학 연령을 낮춰 일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초·중·고교의 방과 후 활동 확대로 사교육을 흡수하는 등 구체적인 정책방안들도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런 비전을 실현하려면 오는 2030년까지 모두 1천100조 원이 추가로 필요하며 재원 확보방안은 국민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은 이날 오전 시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전 2030 보고회의'에서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라는 중장기 비전 보고서를 제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 보고서를 정부가 국민에게 제시하는 국가의 중장기 비전 시안으로 확정하고 앞으로 활발한 국민적 논의를 통해 최종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창호 기획처 재정전략실장은 “오늘 발표는 국민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재원 조달방안 등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합동으로 만들어진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사회·경제 제도에 대한 혁신을 2010년까지 마무리한 뒤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2010년대에는 선진국에 진입하고 2020년대에는 정칟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성숙한 세계 일류국가가 된다.

또 2030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9천 달러로 현재의 1만6천 달러에 비해 3배로 높아지고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 기준 국가경쟁력은 2005년 29위에서 2030년에는 10위로, 삶의 질은 41위에서 10위로 각각 올라간다.

공적연금 수급률은 2005년 17%에서 2010년 30%, 2020년 47%, 2030년 66%로 상승해 노인의 3분의 2가 연금혜택을 받게 되고 치매·중풍 노인들 가운데 무료로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2005년 11%에서 2030년에는 100%로 올라간다.

진료비 대비 건강보험 지원 비율은 2005년 65%, 2010년 72%, 2020년 80%, 2030년 85%로 상승하고 초·중·고교생 중에 무료로 방과 후 활동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생은 같은 연도별로 각각 32%, 67%, 72%, 75% 로 각각 올라간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006∼201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1%, 2011∼2030년에는 GDP의 2.1%에 이르는 추가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7∼2010년에 필요한 4조 원은 증세 없이 세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전문직·자영업자 세원노출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으나 2011∼2030년의 1천96조 원은 증세로 충당할 지, 국채발행으로 해결할 지, 아니면 국채와 증세를 혼합할 지 등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비전 실현을 위한 세부 정책과제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과 군입대연령을 하향조정해 일할 수 있는 인력을 보다 많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조정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아직 동의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하고 “군입대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반대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학의 구조개혁과 질적 향상을 위해 국립대학 통폐합과 함께 입학정원을 현재 8만3천명에서 2009년 7만1천명으로 줄이고 서울대·울산국립대·인천시립대 등 5개 안팎 대학의 법인화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노동시장과 국제환경에 맞춰 초·중·고교 수업연한을 `5년-3년-4년', `6년-4년-2년'으로 조정하거나 가을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앞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초·중·고교의 방과 후 학교의 활성화로 학생들이 입시 뿐 아니라 예체능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5년 내에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흡수키로 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 일부 학교들이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있는데 강사진이 경쟁력 있는 외부 인력인데다 비용도 일반학원에 비해 훨씬 싸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개혁을 완료하고 건강보험에 대해서는 지출효율화를 위해 포괄수가제 단계적 확대, 포지티브 방식에 의한 약제관리 등의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방식은 현행 `통합급여'에서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로 각각 분리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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