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과 청주, 올리고당, 다시마 우린 물, 생강즙, 설탕 등을 넣고 조린 물에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한 후 몸통을 4등분해 손질한 꽃게에 어슷하게 썬 고추와 대파, 다진 마늘을 넣고 살살 무쳐내는 꽃게무침.

물이 오른 싱싱한 꽃게를 2등분한 뒤 어슷썰기한 풋고추와 듬성듬성 썬 무에 된장과 고추장을 골고루 풀고 깻잎을 얹어 끓이는 꽃게탕.

꽃게로 만든 음식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제각기 맛있는 꽃게요리 강좌를 늘어놓는다.

꽃게무침과 꽃게탕은 물론 무와 양파를 넣고 쪄내 양념과 함께 먹는 꽃게찜과 한입 크기로 썬 꽃게에 녹말가루를 묻혀 튀긴 뒤 매운 양념에 버무린 중국요리 꽃게튀김까지.

최근에는 깐풍 꽃게와 꽃게 스파게티까지 꽃게를 퓨전 형식으로 조리한 새로운 요리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인천 입맛을 대표하는 꽃게는 10월 하순으로 달려가는 요즘도 그 특유의 맛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소래포구에서 건져 올린 꽃게는 그 단단함과 신선함, 쫄깃하게 꽉 찬 맛이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럼. 소래 앞바다 꽃게가 제일 맛있지. 금방 잡아온거야 이것도. 키로(1kg) 하나 줄까?”

수건을 두른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어느 할머니는 주황색 고무대야 하나 가득 꽃게를 풀어놓고 근거는 없지만 나름대로의 자부심 묻어난 목소리로 소래포구 꽃게를 자랑한다.

고무대야 안에서 밖으로 들썩거리는 꽃게들.

덕적도와 이작도 인근으로 출어한 배들이 꽃게를 잡아 소래포구에 쏟아놓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세시간 남짓밖에 되지 않는 것이 인천의, 특히 소래포구 꽃게가 신선하고 육질이 쫄깃한 게살맛이 살아있는 이유다.

소래포구 입구에 늘어선 횟집들이 찜과 탕 등 꽃게 요리로 한껏 유혹하는 그 속을 애써 지나치면 막다른 길에 수협공판장이 나타난다.

갓 잡아온 각종 어물들을 도매상인들에게 경매로 넘기는 이곳에서는 꽃게가 들썩들썩 움직이는 바구니를 쭉 늘어 놓고 알아듣지 못할 목소리와 손짓으로 연신 신호를 교환하며 값을 흥정하는 경매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

꽃게는 암게가 1kg에 2만 원, 작은 것들은 적게는 1만5천 원에서 많게는 1만8천 원 선.

개체수가 약간 감소하는 시기라 가격이 추석 이전에 비해 약간 오른 상태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꽃게수가 많이 늘어났다.

어민들은 올해 꽃게가 늘어난 이유로 꽃게 치어의 대량 방류와 쭈꾸미의 개체수 감소를 들었다.

시가 매년 꽃게 치어 방류를 늘려 올해는 600만 마리를 방류한 데다 갑각류의 어획고가 많은 해엔 연체류가 적게 잡히는 서해안 해양생태계의 특징도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꽃게 치어를 잡아먹는 쭈꾸미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맛있는 꽃게 드시러 소래포구로 오세요. 전국에서 가장 믿을 만한 꽃게라니까요.”

활짝 웃는 건강해 보이는 아낙이 들어올린 큼지막한 꽃게는 기운이 넘치는 듯 온 다리를 쫘악 들어올리며 집게발을 허공에 휘휘 젓는다.

꽃게 만큼이나 활기있어 보이는 어민들. 그 속에서 서해안 어물들을 맛보려는 손님들.

소래포구는 지금 그렇게 풍성하다.

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모여 앉아 꽃게탕의 얼큰하고 구수한 맛을 느껴보면 어떨까.


꽃게 고르는 법

꽃게는 크기에 상관없이 묵직하고 게딱지의 짙푸른 검정색이 선명하며 윤기가 나는 것이 좋고 다리 밑부분에 푸른빛이 진한 것이 더욱 싱싱하고 맛있다는 게 소래포구 어민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큰 것일수록 속이 빈 `날나리 게'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크기라면 당연히 무거운 꽃게가 먹을 수 있는 살이 더 많다.

보통 암게가 수게보다 살이 연하고 맛있어 조금 비싼데 암게는 배모양이 둥근 마름모꼴이어서 수게와 쉽게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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