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수원시내 노래방마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싸늘한 찬바람만 불고 있다.

그러나 수원의 대표적 유흥지인 인계동과 영통지구 상당수 노래방이 접대부를 고용할 수 있는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아 이번 단속에서 제외되면서 노래방을 찾던 수요가 이곳으로 몰려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9일 오후 9시께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노래방 거리.

평소 빈 방이 없어 손님들이 밖에서 1시간여씩 대기해야 할 정도로 불야성을 이루던 이곳 노래방들은 업소에서 틀어놓은 반주소리만 공허하게 울릴 뿐 손님들의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음악산업진흥법 시행으로 평소 시간당 2만~3만 원씩 받고 도우미를 불러주던 노래방에서 이젠 도우미를 불러 줄 수 없게 되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것.

노래방 업주 A씨는 “아가씨를 불러 줄 수 없다는 말에 대부분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며칠 사이에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져 이참에 장사를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업주는 이어 “단속이 시작되면서 평소 자주 연락하던 도우미들이 처벌이 두려워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이 때문인지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유사 노래방은 호황 = 된서리를 맞고 있는 노래방 업계와 달리 간판만 `노래팡', `노래장', `노래주점', `노래타운', `노래 바' 등 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는 이른바 `무늬만 노래방'인 유흥주점에는 손님들이 몰리면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실제 수원의 대표적인 유흥지인 인계동의 경우 상당수 노래방과 유사한 형태로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은 곳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노래방은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얻어 접대부나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어 단속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우미 단속에 상관없이 이들 지역의 룸살롱을 비롯한 유흥주점의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단속 실효성 논란 = 도우미 단속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도우미를 요구한 손님은 처벌하지 않고 있는 데다 유사 노래방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계동 한 주점에서 만난 손님 신모(36·회사원)씨는 “노래방에서 아가씨를 불러 줄 수 없다고 해서 이곳에 왔다”며 “노래방이나 유흥주점이나 도우미와 어울리는 것은 마찬가진데 비싼 유흥주점에서는 괜찮고 서민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노래방은 단속대상이라는 것이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노래방 업주(45·여)는 “도우미들도 어차피 이번 단속도 반짝일 테니 차라리 당분간 쉬고 있는 게 낫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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