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용의자가 살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의 한 모텔 복도에서 50대 일본인 사업가가 흉기에 찔려 살해당했고 CCTV에 찍혀 사건 발생 12시간 만에 긴급체포된 김영민(가명) 씨는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씨는 평범한 회사원. 벌금 한번 낸 적  없고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별 문제가 없었던 김씨는 취재진에게도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보려 해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너무 괴롭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겨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알코올성 치매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제작진은 1년 전부터 술을 마시면 기억을 잃는 최상구(가명) 씨의 술자리에  동석해 본다. 취기가 오르자 최씨는 평상시와 전혀 다르게 폭력적인 모습도 보였지만 다음날 최씨는 술자리에서 한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술과 기억력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사업을 하는 김동환(가명) 씨도 30대 중반에 '필름'이 끊기는 경험을 처음 한 뒤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은 평상시에도 기억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작진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그룹과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자주 경험하는 그룹, 그리고 평소 기억력에 문제를 느끼는 그룹으로 나눠 뇌 촬영을 실시한다.
   
그 결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활성화 정도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한 촬영에서는 모든 그룹에서 활성화 정도가 급격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술을 마신 뒤 기억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뇌의 경고신호라고 지적하며 알코올성 치매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25일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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