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석천초등학교(교장 정구청)의 정문을 들어서자 늦가을 정취를 맛보게 하는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이 크게 반긴다.

교정에는 클래식 모차르트의 `아이네'를 연주하는 리코더 소리가 가득하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 청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잡은 석천초교는 학생들을 바른 인성을 가진 반듯한 어린이로 키우기 위해 예능활동 중심의 교육을 펼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리코더 연주를 장려하고, 학생들은 연주를 통해 음악 실력도 키우고 마음의 평온도 찾는다.

모든 학생들은 1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리코더 연주를 통해 하루업무를 시작한다. 또 리코더를 연주하는 방과후 재량활동 4시간과 특별활동시간 등을 이용해 동요, 재즈, 클래식,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내 것으로 소화해 내고 있다.

석천초교 박경환(27)교사는 “학생들의 연주수준이 상당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박 교사는 “리코더는 학생들의 정서발달은 물론 모든 악기의 기본으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면서 “다른 악기에 비해 소리를 빠르게 배우며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악기”라고 리코더 예찬론을 편다.

지난 1981년 문을 연 석천초교는 개교 25년여 만에 제2의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수의 새 식구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청과 인천시교육청 청사를 지척에 두고 있는 석천초교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학교주위가 도시재개발사업에 들어가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내년 8월 입주가 시작되면 40학급 이상 1천200여 명의 학생을 새로 맞이하게 된다. 현재 재학생수인 440여 명의 3배에 이른다.

석천초교는 이에 따라 교사(校舍) 증축 및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고, 2년이 흐른 지금 교실은 물론 전자도서관과 과학실 등 교육시설과 교육공간이 새롭게 바뀌었다.

새 출발을 앞둔 석천초교는 새로 전학을 오게 될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석천초교는 내년에 식구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체육관으로 쓸 다목적 강당을 지을 예정이다. 또 잉글리시 존 및 개울 설치 등 학교주변 공원화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석천초교 자랑거리

석천초교는 `돌처럼 단단한 몸과 마음으로 굳세고 바르게 자란다', `샘물처럼 솟구치는 의욕으로 슬기롭고 자주적으로 행동한다', `석천의 명예를 위해 알찬 마음으로 줄기차게 노력한다' 등 예체능을 밑바탕으로 하는 인성교육을 중시한다.

이 학교는 체육시간이 되면 먼저 체력단련실로 학생들을 이동시켜 유연성과 근력, 지구력, 민첩성 등을 키우는 기초체력운동으로 몸을 푼 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간다.

학교는 모든 운동의 근간이 되고 체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체력의 중요성과 운동예절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본소양교육을 전달하고 있다.

체력단련실 옆에 1억 원을 들여 지은 도서관 `돌샘아오리전자도서관'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 이 도서관은 학생들의 풍부한 지식과 창의적인 사고력, 자기주도적인 학습력 등을 길러주는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석천초교는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독서 감상화 그리기, 책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독서 포스터표어 만들기, 독서퀴즈대회, 독서왕 선발 등을 전 학년을 대상으로 5월과 10~12월 각각 실시하고 있다.

또 도서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지난해부터 학부모사서도우미 교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상시활동(자료의 열람대출반납, 정리정돈 및 미화, 서가정돈), 정시활동(도서정리, 자료실의 간단한 수리와 제본, 장서점검) 등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도서관이용을 도와주고 있다.

 

정구청 교장 인터뷰

“머리와 가슴속에 예능적 기질을 담고 있는 우리 학생들은 심신이 건강합니다. 학생들의 큰 역량과 많은 잠재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1968년 교육계와 인연을 맺은 석천초교 정구청(59)교장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2급 중등교사 자격증과 교육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교육전문가인 그는 “가르침이란 학생들이 원하는 리더와 교육을 통해 큰 성과를 얻었을 때 그 기쁨은 두 배가 된다”고 교육의 매력을 설명한다.

“학교 주변에 큰 도로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매우 위험하다”고 호소하는 그는 “학교 옆에 있는 횡단보도 신호체계를 동시에 사방으로 지나다닐 수 있는 체계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관계기관에 주문했다.

정년을 3년 남겨둔 정 교장은 “남은 교직생활 동안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할 생각”이라며 “예능교육을 바탕으로 학력향상 및 인성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끝으로 “그 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인내와 열의로 지금의 학교를 만들게끔 도와준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감사하다”며 말을 맺었다.

▶학부모사서도우미 강문희·우순영 씨 인터뷰

“아이들이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서도우미로 일한 뒤부터 독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아이들과 폭넓은 대화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석천초교 `돌샘아오리전자도서관'에서 책 대여 및 반납, 정리정돈, 서가정리, 신간도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학부모사서도우미 강문희(39·여·남동구 간석동)·우순영(33·여·〃)씨는 “아이들의 학교에서 봉사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부터 사서도우미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은 “아이들이 좀 더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자청했다”면서 “책을 빌려간 아이들이 더 빨리 책을 반납해 다른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주문했다.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는 이들은 “현재 교실과 도서관이 다른 건물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이 이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양서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구비됐으면 좋겠다”고 전문가다운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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