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신당추진 작업이 정몽준 의원의 독자출마 방침에 따라 노무현 후보 중심 재창당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반노 및 일부 중도파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나서 내부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측은 추석 전에 신당논의를 매듭짓고 선대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돌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노측은 `통합신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노 후보가 후보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후보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신당논의 막바지에 한바탕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의 독자출마 방침으로 민주당내 다수 의원들이 `재창당후 통합모색', `개문 발차'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논의의 결말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결국 `신장개업형' 재창당쪽으로 가닥이 잡힐 공산이 크다는 분석들이 많다.
 
◇노후보측=통합신당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판단하에 조속히 노 후보 중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 체제하에서 9월 중순께 일단 선대위를 구성해 그곳에서 재창당 또는 외부인사 영입 등을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 후보 진영내에서는 대선 D-100일인 10일 또는 정 의원 출마선언이 예상되는 12일을 전후해 노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대선에 전력투구할 것임을 선언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 공식기구인 신당추진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의 노 후보의 대국민 메시지는 자칫 당내 분란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어 아직 최종입장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강래 의원은 “당내 충청권, 수도권 지역 의원들이 많이 고심하고 있지만 정 의원은 우리와 함께 가지 않는다”면서 “지금 노무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데 당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아니냐. 집단 탈당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노측=6일 김상현 의원 당선환영식을 겸한 당내 3선이상 중진의원모임에서 `노 후보 사퇴' 촉구 결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장 후보사퇴 서명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반노 진영내에서는 정 의원의 독자출마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한동 전 총리, 박근혜 미래연합대표, 자민련, 민국당 등 나머지 제3세력만이라도 규합해 통합신당의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송석찬 의원은 4일 “후보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 탈당을해야 한다는 측도 있고 정 의원외에 제3세력 인사들을 영입해 그중 한 사람을 노 후보의 대항마로 옹립해야 한다는 두가지 견해가 있다”면서 “그러나 일단 노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노 진영의 진로는 몽골을 방문중인 이인제 의원이 귀국하는 11일 이후에나 구체적인 향방이 잡힐 전망이다.
 
◇중도파=정 의원의 독자출마 방침으로 당초의 신당추진 취지가 희석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타 세력을 규합해 외연을 확대하는 수준의 성과라도 얻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신당추진위원들을 중심으로 제3세력들과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선구도가 초반 이회창-노무현-정몽준의 3자대결 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일단 이같은 체제로 각개약진하다가 10월말이나, 11월초께 여론의 향배에 따라 `반창 후보단일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다.
 
한중진 의원은 “정 의원은 앞으로 경평축구, 아시안게임 등 국민에게 감동을줄 수 있는 이벤트가 많다”면서 “검증작업이 있더라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 의원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했다.
 
김영환 의원은 “노 후보와 정 의원이 모두 선거에 출마할 경우 필패구도가 불가피하다”면서 “민주당 신당과 정몽준 신당이 합쳐서 공동창당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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