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배구의 지존', `한국대학배구의 최강자', `한국대학배구의 독주자'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인하대학교 배구부.

 그들에게 이 같은 꼬리표는 가히 아깝지 않다는 사실을 지난해 대학배구리그에서 톡톡히 보여줬다.

 지난해 인하대 배구부는 봄철 대학배구대회를 시작으로 가을 대학배구대회, 전국체육대회, 전국대학선수권배구대회 등에 이어 대학배구 최강전까지 1년 동안 열리는 대학배구리그를 모두 휩쓸었다.

 이들이 쓰는 대학배구의 역사가 올해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인하대 배구의 역사는 지난 2002년 봄부터 파죽의 10연승과 함께 `2002 배구슈퍼리그 대학부 결승전' 진출부터 서서히 시작됐다.

 당시 인하대 배구부는 높이보다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현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컴퓨터 세터 권영민을 축으로 잘 짜여진 조직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2m가 넘는 상대의 가로막기를 따돌리고 끈질긴 수비로 상대의 얼을 빼놓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인하대 배구는 문용관 감독 체제에서 최천식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권영민, 김영래 등의 컴퓨터 세터 명성을 이어가는 세터 유광우를 중심으로 공격수 김요한·최귀엽, 센터 김민욱·최귀동, 리베로 윤동환 등 13명의 선수들이 대학배구 지존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 감독은 프로무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선수들에게 새로운 훈련시스템을 도입, 대학배구 전관왕이라는 영광을 일궈냈다.

 지난 2005년 4월에 인하대 배구팀을 맡은 그는 훈련에 육상 프로그램을 도입해 코트 훈련 외에 주당 3회씩 육상 트랙을 달리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배구 선수들에게 필수인 순발력과 배구 선수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트레이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시하고 있는 훈련이다.

 순발력은 50m, 70m, 100m 전력 질주로 각 5회씩 총 15회를 한다. 미리 각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을 체크해 둬 터무니없이 늦게 달리는 선수는 혼쭐이 난다.

 지구력은 400m 트랙을 20분 동안 달리는 것으로 보통 13~14바퀴를 뛰는데 첫 3바퀴는 한 번 도는 데 1분40초, 다음 두 바퀴는 1분30초, 그리고 나머지 바퀴는 1분20초 안에 들어와야 한다.

 이렇게 혹독하게 실시한 특별 훈련의 효과는 지난 2005년 3차 대학연맹전을 비롯해 지난해 춘계연맹전 우승에 이어 추계연맹전, 전국체전 등 1년 동안 대학배구 전 대회인 5개 대회를 모두 휩쓸며 그 효력을 톡톡히 봤다.

 이런 최 감독의 특별훈련과 함께 인하대는 올해 지난해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컴퓨터 세트 유광우를 중심으로 레프터 김요한, 센터 정기혁, 리베로 윤동환 등 전 선수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인하대학교 배구부 실력 분석

 올해 대학배구리그의 판도를 벌써부터 점친다는 것은 좀 빠를 지 모르지만 그래도 인하대 배구의 독주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비록 센터 김민욱, 최귀동이 졸업해 센터자리가 좀 약해질 수 있지만 최천식 감독의 특별훈련과 인하대 배구의 특징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경기를 유감없이 보인다면 전문가들의 평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인하대가 전통적으로 구사하는 조직력 배구는 모든 단체경기가 그렇듯이 배구도 한 사람이 하는 경기가 아니기에 체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파괴력을 가져온다.

 그 동안 승리를 수없이 맛본 인하대는 승리라는 것을 알기에 자만하지 않고 탄탄한 조직력으로 배구코트를 누빈다면 계속 이어오고 있는 명성과 대학배구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올해 한 가지 숙제는 센터진의 공백.

 올해 졸업하는 센터 김민욱, 최귀동의 높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인데 전통적으로 높이가 약한 인하대는 빠른 공격으로 그 공백을 메워왔다.

  이 때문에 올해는 다른 대학 팀에서도 그런 부분을 철저히 분석할 것으로 이에 대비, 명실상부한 대학배구의 지존 자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훈련과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짜릿한 영광의 순간

 그 동안 인하대 배구는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특히 지난해의 전관왕은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다.

 지난해 인하대는 봄철 대학배구대회를 시작으로 가을 대학배구대회를 지나 전국체육대회, 전국대학선수권배구대회까지 4승으로 항간에 운이 아니냐는 평을 받으며 대학배구 최강전까지 갔던 것.

 당시 안산시 감골시민홀에서 열린 `2006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최강전' 결승전에서 인하대는 주포 김요한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한양대를 3-1(25-18, 25-16, 21-25, 25-17)로 꺾고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이날 인하대는 3세트까지 주포 부재 및 수비불안 등과 블로킹이 살아나지 않아 고전을 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인하대에는 김요한만 있는 것이 아니였다. 컴퓨터 세터 유광우의 볼 배급과 김민욱, 정기혁의 블로킹, 임시형의 신들린 공격 등이 살아나며 대학배구 전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인하대 조직력 배구가 일궈낸 또 하나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인하대 최천식 감독은 대회 최우수감독상, 임시형은 최우수선수, 유광우는 베스트 세터상, 이상래는 리베로상 등을 거머쥐며 영광의 순간을 한층 더 맛봤다.

 이렇게 영광의 순간을 맛본 인하대는 올해 감독을 시작으로 전 선수들이 다시 한 번 영광을 재연하자고 한목소리를 내며 강스파이크를 쉼 없이 날리고 있다.

   
 
   
 
   인하대 배구부 최천식 감독 인터뷰

 “지난해 성적이 좋아 올해 좀 부담이 되지만 목표는 똑같기 때문에 전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결코 운이 아니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985년부터 1998년까지 국가대표에 이어 2001년 대한항공 배구단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한국 배구계의 `차세대 배구리더'라는 애칭과 함께 2005년 인하대 배구부 감독으로 부임해 인하대를 최고의 반열에 올린 최천식(43)감독.

 그는 “올해 센터자리의 공백이 좀 아쉽지만 특유의 조직력 배구로 지난해의 영광을 이어갈 것”이라고 올해 각오를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요한이란 특출한 공격수가 있지만 올해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빠른 배구를 구사하겠다는 그는 “한 사람의 플레이에 의존하는 경기가 아니라 개인기, 센서, 기본기 등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력 배구가 우리 팀의 특징”이라며 팀 스타일을 자랑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관왕을 목표로 잡고 있는 최 감독은 “대학배구는 한 달간의 주기를 두고 1주일 동안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안배, 경기일정, 숙소, 음식메뉴 등 모든 부분을 감독이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며 대학배구리그의 실정을 밝혔다.

 감독의 훈련내용을 아무런 말없이 잘 따라주며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고맙다는 그는 “지난해 전관왕은 대진운도 좋았지만 포기할 줄 모르는 선수들의 집념과 학교와 후원회의 아낌없는 지원 등 3박자가 일궈낸 작품”이라고 영광을 돌렸다.

 또한 그는 “배구의 인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데 이런 바람이 대학배구에도 여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수는 관중이 많은 곳에서 그 경기력이 폭발하기에 대학배구에도 아낌없는 사랑을 부탁한다”고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당부했다.


   
 
   
 
 인하대 배구부 컴퓨터 세터 유광우 인터뷰

 “올해는 4학년이 되는 내게 정말 중요한 한 해이기 때문에 지난해 영광을 꼭 이어가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좋은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현재 인하대 출신 선배 권영민(현대캐피탈), 김영래(대한항공) 등이 달고 다니는 애칭 `컴퓨터 세터’를 이어가는 데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으며 각 프로구단에서도 군침을 흘릴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인하대 특급 세터 유광우(22)는 올해 각오를 이같이 다짐했다.

 그는 “배구에서는 무거운 공격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조직력으로 빠른 공격과 집요한 수비를 두루 갖춘 배구가 빛을 본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대팀으로부터 견제와 무서움의 대상이 되는 팀이 바로 우리 팀”이라고 인하대 배구부를 평가했다.

 유 선수는 “우리 팀은 현재 탄탄한 조직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공격, 정교한 수비,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등을 두루 갖춘 대학 최강 팀이지만 높은 센터진이 부족한 것이 좀 아쉽다”며 팀 내 고참으로 장·단점을 진단했다.

 최천식 감독과 함께 올해 목표를 전관왕으로 잡고 있는 그는 “다음 달 말이나 오는 4월 초 사이에 열릴 춘계대학배구대회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하다”며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올해 농사가 좌우된다고 보기에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4학년으로 주장과 함께 팀의 살림을 책임질 유 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인하대에 스카우트됐지만 선수등록이 되지 않아 경기를 뛰지 못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고, 지난해 전광왕을 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배구생활의 아픔과 기쁨을 말했다.

 그는 “지금 프로배구의 인기는 대학배구가 원천”이라며 “결과보다 과정을 보고 프로에서 끝나지 않고 대학생들이 하는 배구에도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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