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최우수선수(MVP) 경쟁이 점점 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용병을 제외한 국내 선수 가운데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MVP는 그동안 '99-2000시즌(서장훈.당시 SK)과 2000-2001시즌(조성원.당시 LG) 준우승팀에서 뽑힌 것을 제외하면 모두 우승팀에서 나왔다.

따라서 현재 치열한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 동양과 창원 LG 가운데 한팀이 우승을 확정하면 그만큼 MVP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양팀에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김승현(25), 김병철(30.이상 동양)과 강동희(37), 조우현(27.이상 LG) 등의 기록을 살펴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

역대 MVP들은 97-'98시즌 이상민(현대)의 어시스트 2위, '99-2000 시즌 서장훈(당시 SK)의 득점 2위(토종 1위)를 제외하면 모두 어시스트, 3점슛, 스틸 등 부문의 첫 자리에 이름을 올렸었다.

그러나 김승현은 시즌 도중 부상 등의 이유로 스틸 부문 4위, 어시스트 부문 5위로 지난 시즌 두 타이틀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김병철도 트레이드마크인 3점슛이 4위에 불과하다.

어시스트 부문 7위에 올라있는 강동희도 노쇠한 탓에 출전시간이 적은 것이 흠이고, 조우현도 팀내 공헌도는 높지만 3점슛 랭킹 5위에 올라있는 것이 고작이다.

황성인(서울SK)은 스틸상과 어시스트상을 동시에 차지할 것이 확실하고 문경은(인천SK)도 3점슛왕 자리를 예약한 상태지만 초라한 팀 성적 때문에 일찌감치 후보에서 탈락한 상태.

이같은 혼란의 와중에 서장훈(서울 삼성)과 김주성(원주 TG)이 조심스럽게 MVP를 향해 뛰고 있다.

서장훈은 득점랭킹이 경기 평균 23.61점으로 4위지만 국내 선수 가운데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리바운드도 경기 평균 10.88개로 국내 선수 가운데 1위(전체 7위)다.

하지만 서장훈도 역시 현재 4위에 올라있는 팀 성적이 다소 부담스럽다.

3위에 올라있는 TG의 김주성은 '슈퍼 루키'라는 별명답게 프로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점이 믿음직스럽다.

그러나 블록이 5위(국내 선수로는 1위), 자유투가 8위에 올라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록 랭킹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나 있는 점이 걸린다.

MVP는 정규리그가 오는 9일 모든 일정을 마친 뒤 12일 정규리그 개인상 시상식에서 발표되는데, 과연 누가 일생에 한번 받을까말까한 MVP 트로피를 손에 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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