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제6회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에는 다양한 문화체험 공간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옛 인천지방경찰청 부지에 마련된 이번 행사장 주변에는 중국의 전통의상과 음식, 차 등 다양한 중국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특히 중국만의 독특한 화려한 색상이 어우러진 각종 공예품들의 솜씨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인천예절원과 인천시관광협회가 참여한 우리나라 전통 체험관도 중국인들의 관심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 한중 전통의상 체험
중국은 요족과 몽고족 등 소수민족의 전통의상과 황제복과 황후복 등 20여 가지의 중국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중 단연 인기를 끈 전통의상은 황제복과 황후복.
황제복은 황금색 바탕에 푸른 빛깔의 용을 수놓았으며, 황후복은 붉은색 바탕에 갖가지 화려한 색상으로 꽃을 수놓았다.
화려한 황제와 황후의 모자도 눈길을 끌었다.
빨갛고 파란 색상의 중국 어린이들의 전통의상도 인기를 모았다.
시민들은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휴대전화 카메라 앞에서 한껏 포즈를 잡았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온 강승주(9)양 가족은 황제복과 황후복, 중국 공주의상을 차려입고 무료 사진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강 양은 “자장면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엄마랑 아빠랑 왔다”며 “중국 옷을 입어보니깐 꼭 중국사람이 된 기분이다”며 즐거워했다.
인천예절원도 10여 가지의 고급스런 전통한복을 내놓고 중국인 등 외국인들에게 한복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남성들에게는 주로 옛 장수들이 입던 `구군복'이, 여성들에게느 저고리가 긴 `당의'가 인기를 끌었다.
중국 여성들은 한복의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갈아 입어보고 기념 촬영을 하느라 체험 대기자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평소 입어보기 힘든 전통한복을 입어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인천예절원 문정희(55)부원장은 “배낭여행 온 외국인들도 여러 명이 한복체험을 하고 갔다”며 “한복의 우수성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서 입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 한중 전통음식 체험
중국 톈진시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바삭하게 튀긴 닭 가슴살에 땅콩과 말린 고추를 넣고 볶아서 만든 `꿍바오지딩(宮保鷄丁)'이 단연 인기를 모았다.
뜨거운 불에 달궈진 커다란 프라이팬에다 먼저 고추소스와 양념을 넣고 끊인 뒤 고기와 야채 등을 차례로 넣고 음식을 튕기며 뒤집을 때마다 관람객들의 탄성을 일으켰다.
또 요리 시연회가 열릴 때마다 즉석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맛보기 위한 시민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국의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선식과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선식들이 선보였다.
흰색 머리띠와 흰색 앞치마를 두른 중국 요리사가 아름드리만한 주전자에 끊인 물을 부어 만들어준 즉석 선식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과일분말과 8가지 잡곡이 들어간 팥빙수 모양의 `영양만점 차죽'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즉석에서 설탕을 녹여 만든 `탕화'는 그냥 먹기 아까울 정도로 관람객들의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탕화 요리사들은 국자로 설탕 녹인물을 퍼 담은 뒤 도마 위에 흘려가며 사마귀나 잉어, 용, 만화캐릭터 등 갖가지 모양들을 금새 만들어냈다.
어른들은 설탕공예로 불려지는 탕화의 아름다운 모양새에 반했고, 아이들은 달콤한 향에 빠져 발길을 옮기지 못했다.
설탕공예가 거진밍(52)씨는 “이번이 네 번째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돈벌이보다는 민간문화 교류 차원에서 인천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떡'과 `차'로 전통음식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멥쌀로 만든 `절편'과 찹쌀로 만든 `과일경단'을 준비했고 `녹차'와 `연잎차'를 맛볼 수 있게 했다.
관람객들은 직접 반죽을 하고 문양을 찍어 만든 절편을 먹어보며 출출함을 달래며 한국의 전통음식을 맛보는 기회를 가졌다.
# 한중 전통공예 체험
화려한 중국의 전통공예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최고의 인기를 모은 곳은 현장에서 직접 진흙으로 사람의 얼굴을 빚는 `니인장'.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는 중국 톈진산 진흙으로 중국의 공예가가 직접 관람객들의 얼굴상을 만들어 주는 체험의 장이다.
30여 분 안팎으로 한 사람의 얼굴을 뚝딱 만들어내는 중국 공예가를 보고 연이은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25년 경력을 가진 중국의 진흙 공예가 손효풍(50)씨는 “유럽의 공예품들이 정교하고 아름다운 멋이 있다면 내 작품들은 서민적인 소재로 만든 재미있는 작품들이다”고 했다.
중국의 경극에서 사용되는 가면들도 눈길을 끌었다.
엄지손톱만한 것부터 주먹만한 것까지 220여 가지 형형색색의 가면들이 장식용으로 선보였다.
굵은 황금색 실로 엮어 만든 `황금거북이'에게도 관람객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중국에는 `황금거북이를 집안에 두면 재물이 모인다'는 속담이 있다.
또 집 앞에 매달아 놓으면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복이 주게 한다'는 `노리개'로 `용사모형신강기념품'도 인기를 모았다.
중국의 `푸젠성(福建省)'과 `저장성(浙江省)'에서만 나오는 돌을 깎아 만든 도장 `석조'도 관심을 모았다.
도장 머리부분에는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양이 있는데 중국인들은 이것을 `용의 아이들'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전통공예 체험관에는 인천시관광협회가 알루미늄 철사를 이용한 `와이어 공예'와 `한지공예'를 선보였다.
시민들과 외국인들은 굵고 얇은 알루미늄 철사를 이용해 쟁반이나 바구니, 다용도 함을 직접 만들어 봤다.
또 전통풀을 이용해 은은한 색깔의 아름다움을 담은 한지를 겹겹이 붙여가며 예쁜 손거울을 만들어 보는 기회를 가졌다.
체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다.
인천시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번 체험관을 운영하면서 `2009인천방문의 해'에 관해서도 홍보전을 펼쳤다”며 “외국인을 상대로 한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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