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 수 위”(삼성생명 박인규 감독)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우리은행 박명수 감독).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이 올시즌 최고의 자리를 가리는 양팀간 승부와 맞물려 더욱 뜨거워졌다.

90년대 초부터 여자농구단 사령탑을 맡았고 이후 프로농구 기아엔터프라이즈 감독과 안양 SBS 코치를 거치면서 쌓은 노련미가 돋보이는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과 98년 상업은행 코치로 입문, 여자농구판에서 잔뼈가 굵은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

두 감독 모두 아직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첫 우승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이같은 우승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올시즌 양팀의 맞대결에서는 항상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언제나 박인규 감독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전락했었다.

지난달 18일 경기에서는 판정 시비 끝에 경기중 주전들을 철수시켰다가 벌금 징계를 받았고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는 끊임없는 항의 끝에 퇴장까지 당했던 것. 그만큼 우승 집념이 컸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어쨌든 한때 `코트의 신사'로 불리던 이미지 훼손을 감수한 박인규 감독은 올시즌 챔피언으로 가는 길목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겨 유리한 고지에 섰다.

특히 지역 방어를 교묘하게 섞은 `2-3 매치업존'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들고 나온 박인규 감독의 지략은 우리은행의 허를 찔렀다.

박인규 감독의 `변칙 수비' 전략에 일격을 당한 우리은행은 `부정수비가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필승의 각오로 머리까지 짧게 깎고 굳은 각오로 코트에 섰다가 보기 좋게 당한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변칙은 한번밖에 통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연구해 완벽하게 대비하겠다”며 패배를 되갚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특히 박명수 감독은 1차전에서 어렵게 꼬인 경기의 발단이 되었던 수비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혀 수비전략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1차전 퇴장과 관련해 11일 여자농구연맹(WKBL)이 출전정지 징계를 내릴 경우 박인규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지만 어쨌든 승부의 세계를 넘어선 양박의 자존심 대결은 끝까지 불을 뿜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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